경주지역 일부 교복대리점들이 교복판매를 위해 폭력서클 학생들을 동원하고 이들에게 술접대를 하면서 사례비까지 건넸다고 학부모 단체가 주장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주지역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16일 경주시청에서 교복대리점들의 이 같은 비위 사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교복 판매업체에 대해 거래질서 문란 및 위법행위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공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일부 교복사 대표들이 지난해 11월 초부터 각급 중학교 3학년 불량서클 활동 학생들에게 동급생들의 입학예정 고등학교 교복구입 예약금을 받아올 경우 1벌당 1만5천원씩 사례비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회식을 시켜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정서는 또 "모집책 학생들을 통해 타사 제품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유포, 판매업무를 방해하고 일부 중학교는 교사를 통해 입수한 학생 명단을 영업에 활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A4 용지 5장 분량의 진정서는 날짜와 장소 및 학생들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자필 메모 11장도 첨부하고 있다.
학생들의 자필 메모에는 "교복대리점은 술과 음식을 사줬을 뿐 아니라 노래방 비용도 대신 내주며 자사 브랜드 판촉에 나서도록 했다"고 적혀 있다. 또 학생들이 교복 구입을 소개하면 1만5천원의 사례비를 줬으며, 일부는 최고 3만원까지 사례비를 지불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이와 관련 학생들에게 돈을 주고 판촉활동을 시킨 것으로 지목된 교복대리점 대표들을 상대로 수사에 들어가는 한편 폭력서클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특정 교복 구입을 강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또 "진정인과 교복대리점 대표 2명 및 학생 2명에 대한 1차 조사에서 사례비 지급과 음식 접대 사실은 일부 확인됐다"면서 "판촉에 동원된 폭력서클 학생들의 신원파악과 위법사실 확인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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