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 엿새 동안 불과 싸워 만든 보물, 숯

EBS 극한직업 18·19일 오후 10시 40분

1천200℃가 넘는 고열의 가마 앞, 6일 밤낮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래골에 위치한 참숯공장 제조공들. 중국 일본으로 수출량이 늘고 있지만 전통 방식으로 숯을 만들다 보니 유난히 힘들다.

수십t의 참나무가 쏟아지는 소리가 참숯 공장 전체를 울린다. 참숯 공장에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인근 산에서 베어온 참나무를 모두 38개의 가마에 넣는 일이다. 가마 한 곳으로 운반해야 할 참나무 양만 해도 7, 8t. 성인 남자의 몸통만한 나무를 가로 60cm, 세로 190cm 크기의 입구에 집어넣고 공기가 통할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무너지지 않도록 차곡차곡 쌓는 작업은 숙련공들의 수작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닷새가 지나면 숯덩이가 된다. 다음은 부장대를 이용해서 꺼내는 일. 숯을 꺼내는 데 꼭 필요한 도구인 부장대 길이만 해도 4.5m에 무게가 무려 12kg이 넘어 숯을 꺼내는 과정은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가마 주변의 50도가 넘는 엄청난 온도 때문에 땀은 비 오듯 흐르고, 물을 들이켜지 않고는 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 나무 쌓는 작업을 하다 보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참숯 제조의 최대 공정은 바로 불과의 싸움이다. 깜깜한 밤, 40년 경력의 최고 베테랑 서석구씨가 손전등을 들고 나온다. 그는 매일 밤 두 시간 간격으로 날이 샐 때까지 불을 확인하느라 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윽고 오전 2시. 드디어 가마가 열리고 완성된 숯이 나오는 시간. 이들의 불과의 싸움은 다시 시작된다.

이 공장의 최고 숙련공 임채홍씨에게 아들이 찾아왔다. 학업을 위해 도시로 떠나는 날, 한시도 가마 옆을 떠날 수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온 것이다. 그는 떠나는 아들에게 직접 만든 숯을 포장해서 쥐여준다. 이렇게 땀 흘리며 극한 노동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힘을 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

뜨거운 열기와 극한의 작업환경을 딛고 참숯 제조에 힘쓰는 이들은 EBS '극한직업'(18·19일 오후 10시 40분 1·2부)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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