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가수 겸 배우 임창정(36)의 새 앨범 '리턴 투 마이 월드'(Return To My World )의 반응이 좋다.
발매 일주일만에 처음 찍어낸 2만장의 음반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렸고 소리바다'벅스 등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타이틀곡 '오랜만이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 수록곡 '원하던 안 원하던''현주에게' '그때가 그리워요''슬픈 연인' 등도 호평이다. 12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에 임창정은 총 7곡을 작사하고 1곡을 작곡했다. 음반 준비에 6개월이 걸렸다.
"제 얘기를 많이 담았어요. 결혼하기 전날 밤 느꼈던 감정을 '결혼 전야'란 곡에 담았고, 결혼 후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현주에게'란 노래로 표현했죠. 나이트클럽에서 부킹하는 스토리의 노래인 '인 더 클럽(In the Club)'은 제가 작사 작곡을 모두 했어요. 이 노래는 결혼 전 얘깁니다."(웃음)
오랜만엔 가수 활동에 컴백한 임창정은 의욕이 넘친다. 기자들을 일일이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출연하며 신곡을 알리고 있다. 데뷔 20년째를 맞은 연예인답지 않게 열심이다. 열심히 하긴 하지만 6년 만에 가수 활동을 하다 보니 걱정도 있다.
"가수 활동에 고민이 많이 됐어요. 음반을 내기로 하면서부터 음악 프로그램을 열심히 봤는데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요즘 가수들은 '비디오'도 되고 '오디오'도 되더라고요. 내가 그들과 경쟁을 하는 건 아니지만 부담은 되죠. 예전에 제 노래를 알던 사람들이 이 음반으로 향수를 느낄 수 있으면 그걸로 위안이 될 것 같아요. 10년 전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노래가 됐으면 합니다."
임창정은 6년 전 가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영화배우로만 활동했다. 영화에 매진했던 6년간 임창정은 참 많이 바뀌었다. 2006년에는 프로골퍼 김현주와 결혼했고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가수 활동과 배우 활동을 겸하면서 제가 두 장르에 모두 충실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열심히 한다'는 게 그냥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에너지만 소진되고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가수 활동에 은퇴를 선언했죠. 그 전까지 전 영화제에 잘 부르지도 않는 배우였어요. '코미디 배우'로만 생각했죠.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영화에만 매진했어요."
영화에 '올인'한 6년간 그는 '스카우트' '색즉시공 시즌2' '만남의 광장' '1번가의 기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파송송 계란탁'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외연을 넓혀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슬슬 노래에 대한 미련이 다시 샘솟았다.
"노래는 참 마약 같아요. 무대가 그리운 게 아니라 노래하는 제 자신이 그리웠어요. 길을 가면서 제 신곡이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싶었어요. 은퇴하면서부터 언젠가 다시 노래를 할 줄 알았어요. 이제는 '은퇴합니다'라는 말은 조금 조심해야겠어요. 영화계가 어려워져서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에겐 아직도 좋은 시나리오들이 많이 들어와요."(웃음)
이번 음반 발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절친' 김창렬과 프로듀서 조규만이다.
"김창렬이 음반을 내라고 종용을 많이 했죠. 곡도 많이 수집해 줬고요. 창렬이가 없었으면 음반이 더 늦게 나왔을 겁니다. 조규만씨도 도움을 많이 줬어요. 제가 그간 음악 활동을 하지 않아서 음악계와 단절돼 있었는데, 규만씨가 그 연결 고리가 돼 줬어요."
임창정이 이렇게 열심히 활동을 하게 된 데에는 결혼의 영향도 컸다. 휴대폰에 담긴 두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해맑게 웃는 임창정은 다정다감한 아빠의 모습 그대로다. 부인 김현주 프로에 대한 얘기도 끊임없이 한다.
"아들을 골프선수로 만들고 싶은데 제 마음대로 될 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두 아이 모두 연기자나 가수가 되려고 할 것 같아요.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죠. 배우 황정민씨와 저는 결혼 예찬론자예요. 결혼한 후 책임감도 커졌고 가족이 생기면서 일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됐어요. 집사람이 처음엔 가수 활동에 복귀하는 것을 반대했어요. 한 입으로 두말하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제가 쓴 곡을 들어보더
니 '재능이 좀 있긴 있네'라고 하는 거예요. 아내의 '허락'을 받고 음반을 내게 됐어요."
6년 만의 음반이라지만 음반 속 임창정의 목소리는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호소력 있는 보이스와 가창력은 예전 그대로다.
"목 관리는 특별히 안 했어요. 전 이승철 형이나 김건모 형처럼 노래를 월등히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100 중 80 이상은 타고난 것 같아요. 창렬이는 제가 느낌은 좋아지고 기량은 부족해졌다고 하네요. 그냥 제 노래를 듣고 과거의 저를 끄집어내시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차 연예인인 임창정은 후배 연예인들을 보며 느낀 점들도 털어놓는다.
"얼마 전에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에 가서 후배들을 봤어요. 좋을 때다 싶죠. 인기 많은 후배들이 부러운 게 아니라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싶은 생각이 들어 뿌듯했죠. 인기가 잠깐이란 얘기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고요."
임창정은 인터뷰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요즘처럼 인터뷰가 즐거울 때가 없다는 그다.
"가족 때문에 그런지 뭐든 다 즐거워요. 일거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제 얘기를 들어주시는 기자들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고요. 그간 너무 건방지게 세상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집사람도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고생하는데 제가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열정 가득한 임창정은 앞으로 3장의 음반을 더 내고, 올해 말에는 10년 만에 콘서트도 열 생각이다. 기회가 되면 일본에서의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긍정의 힘을 가득 담고 돌아온 임창정. 그의 노력이 아름다운 것은 가장이라는 무거운 위치가 주는 책임감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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