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전읽기]今年游寓獨遊秦(금년유우독유진)…

今年游寓獨遊秦(금년유우독유진) 愁思看春不當春(수사간춘부당춘)

上林苑裏花徒發(상림원리화도발) 細柳營中葉漫新(세류영중엽만신)

公子南橋應盡興(공자남교응진흥) 將軍西第幾留賓(장군서제기류빈)

寄語洛陽風日道(기어낙양풍일도) 明年春色倍還人(명년춘색배환인).

금년 나그네살이 홀로 장안에 가니 슬픈 마음에 봄이 봄 같지 않네 상림원 봄꽃은 부질없이 피어있고 세류영의 잎들은 제멋대로 새롭다 공자들은 남교에서 흥에 겨웠을 것이고 장군들은 서제에서 몇번 손님을 맞았을까 낙양의 풍광에 말을 부쳐 전하노니 명년의 봄빛을 갑절로 돌려주게.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할아버지인 초당(初唐)시인 두심언(杜審言)의 춘일경중유회(春日京中有懷). 유배생활 중 봄날 장안(지금의 서안)에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7언 율시. 슬픈 마음에 봄이 봄 같지 않지만 시인은 마지막 구에서 明年春色倍還人(명년춘색배환인, 내년의 봄은 배로 화사해질 것)이라 읊으며 희망을 노래한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자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명년춘색배환인'이란 구절을 인용하며 내년 중국과 세계 경제가 모두 좋아질 것이란 희망을 밝힌 바 있다.

4조위안(약 870조원) 규모의 공공투자 외에 1조1천800억위안을 민생과 사회기초시설 건설에 신규로 투자한다는 것. 우리도 최근 확산하는 '일자리 만들어 나누기(잡셰어링)'에서 희망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 고통을 나눠 위기를 극복해내는 한민족 특유의 기질이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에 이어 최근 '일자리 만들어 나누기'로 발현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수천년간 헤어나지 못했던 빈곤을 타파한 위대한 민족이다. 경제의 봄날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좌절의 벽을 넘어 미리 준비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내년 봄은 더욱 화사할 것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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