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최고의 휴양지 - 사이판

지친 일상, 에메랄드빛 바다에 던져 버리자

서태평양의 중앙에 점처럼 박힌 북마리아나 제도의 여러 섬들 중 하나인 사이판은 에메랄드빛 바다, 넓게 펼쳐진 하얀 모래사장, 열대우림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매력을 뽐내는 곳으로 비행기로 4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인해 많은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이다.

섬의 중앙이자 최고봉인 타포차우산(해발 473m) 정상에 서면 사이판의 전역을 육안으로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판은 남북 길이 22km, 동서길이 3~8km의 남북으로 길게 뻗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주요 마을과 시설들은 평평한 지대로 이뤄진 섬의 서쪽 해안을 중심으로 발달돼 있다.

작은 섬에다 역사 깊은 유적도 없고 사이판의 중심지이자 최대 번화가인 가라판도 동남아시아의 유명 휴양지에 비한다면 초라한 수준이라 관광으로 꽉 차여진 일정을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다소 지루한 곳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섬을 둘러싸고 있는 산호들로 자연스레 형성된 산호 방파제로 인해 파도가 잔잔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져 '사이판의 진주'라 불리는 사이판 앞 바다 '마나가하 섬'에서의 스노클링은 빠트릴 수 없다. 고운 해변이 1km 정도 이어져 있는 '마이크로 비치'에서의 아름다운 노을 감상, 해변을 따라 뻗어 있는 해안 코스를 따라 렌터카를 타고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드라이브 등 자연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일정이 많아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싶어 하는 여행자에게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사이판은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겨 놓을 수 있는 키즈클럽 시스템을 잘 갖춘 호텔들이 많아 가족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사이판은 신혼여행과 골프여행지로 인기가 좋아 한국인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그 기세가 누그러져 예전만큼 여행자들이 많지 않으니 이런 기회에 사이판을 방문해 아름다운 해변에 누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인해 못 다 읽었던 책을 여유롭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이판의 진주, 마나가하 섬

마이크로비치에서 배로 20분 정도 걸리는 마나가하 섬은 아름다운 해변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사이판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사이판의 진주'로 불리며 사이판을 안내하는 책자나 영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요새가 있었던 곳이라 '군함섬'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스노클링을 통해 투명하고 맑은 바다 속을 다양한 색깔로 물들인 산호초들과 그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각종 열대어를 만나거나 하얗게 펼쳐진 넓은 해변에 앉아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섬 주변 바다 속에는 2차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비행기와 배 등이 있어 특별한 스쿠버 다이빙도 즐길 수도 있다.

▶새 섬 (Bird Island)

사이판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새 섬은 산호초 위에 솟아 있는 작은 바위섬으로 새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낮에는 새가 별로 없지만 해질 무렵이면 하늘을 가득 메운 새들이 보금자리를 찾아 들어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바위 표면에는 새들이 둥지삼아 살고 있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으며 원주민들은 이 섬을 '잠자고 있는 바닷새들의 섬'이라는 뜻의 '이슬레타 마이고 파항'이라 부른다.

섬 주변의 바다에서 거북이를 발견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이곳을 찾는 신혼부부들이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게 만든다.

▶만세절벽과 자살절벽

사이판 최북단 해안의 만세절벽(현지어로는 '작은 초원'이라는 뜻의 '푼탄 사바네타')은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이길 수 없게 되자 일본 천황의 명령에 따라 수천 명의 일본군과 민간인들이 미군의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80m 높이의 절벽에서 차례로 바다로 뛰어 내렸는데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천황 만세(덴노이 반자이)'를 외치며 몸을 던졌다고 하여 만세 절벽으로 불리게 되었다.

만세 절벽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자살절벽은 1944년 해발 249m의 마피산의 서쪽 절벽으로 미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감행하자 수천명의 일본군과 가족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정상에서 절벽 아래의 정글로 자살한 곳으로 지금도 유골이 발견된다고 한다.

두 곳 모두 어두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경치가 좋아 한 번 쯤 가볼만한 곳이다.

[Tip]사이판은 어떤 곳?

#마나가하 섬 "물가 비싸요"

▷ 마나가하 섬은 물가가 비싼 편이므로 들어가기 전 먹을 것과 스노클링 장비를 미리 준비하자.

▷ 사이판은 미국 영토이므로 미화 달러(USD)를 사용하며 미국 본토와는 달리 미국 무비자 VWP (VISA Waiver Program)를 통하지 않아도 사이판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발급해준다.

#매일 직항 운항, 렌터카 이용하세요

▷ 아시아나항공에서 매일 사이판으로 직항편이 운항하고 있다(약 4시간 소요).

▷ 대중교통을 찾기 힘들고 길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렌트는 호텔이나 여행사를 통하면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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