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45)의 작품 50여점이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생존 작가 중 피카소를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 가격을 기록한 거물급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의 대규모 국내단독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전국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데 모으고 있다.
데미안 허스트는 지난해 9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이틀간 열린 경매에서 최근 2년간 작업한 작품 223점을 내놔 218점을 팔았다. 낙찰률도 엄청나지만 낙찰 총액은 무려 1억1천147만파운드(약 2천282억원)로 단일 작가 경매 기록 중 최고 액수를 기록했다. 1993년 피카소가 세운 작품 88점의 경매 총액 6천230만파운드(약 1천300억원)을 제친 것. 이번 대구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나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들과 함께 돌아가는 원형 캔버스 위에 물감을 뿌려 원심력으로 기묘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스핀' 시리즈 등이 선보인다. 아울러 진통제를 전시한 약장 시리즈와 나비를 캔버스 위에 붙인 '성삼위일체 Ⅱ'는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1980년대 후반부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던 데미안 허스트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어미소와 새끼소의 몸체를 수직으로 자른 뒤 수조에 나눠 담근 작품을 내놓으며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상어 등을 포름알데히드에 담근 작품, 살아있는 나비를 캔버스에 붙인 작품, 사람의 두개골을 다이아몬드 또는 파리로 장식한 작품 등을 선보이며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시했다. 그에게 붙여진 별명도 '무서운 아이'(Enfant terrible), '미스터 데스'(Mr. Death), '악마의 자식'(Devil child) 등 파격적이기 그지없다.
리안갤러리 김혜경 큐레이터는 "데미안 허스트 소속사와 협의를 통해 상당액의 보험료와 선박 수송료 등을 부담하고 전시하게 됐으며, 국내 소장가들에게도 상당액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이번에 작품 50여점을 전시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 작품의 총액은 150억원에 이르다 보니 보험료만 수천만원에 이르고, 보안업체에 추가 조치도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데미안 허스트의 '죽음의 춤', '찬가' 등의 작품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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