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를 마라톤 도시로] ①'대구 얼굴' 바꾸는 마라톤코스

'이제 마라톤이라고 하면 대구를 떠올릴 수 있도록….'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올해 처음 국제대회로 승격한 2009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다음달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도심을 왕복하는 코스로 열린다.

2001년 하프코스 대회로 시작한 지 9년 만에 국제육상연맹(IAAF)이 인정한 국제대회로 발전한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2011대회 때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기틀을 다지고 2011대회 이후에는 대구를 상징하는 대표 콘텐츠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대회의 성공을 통해 2011대회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높이고 세계육상대회 도시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1. 마라톤코스가 대구의 얼굴을 바꾼다

◆마라톤코스의 양면성

마라톤대회의 코스는 양면성을 갖는다. 마라톤대회는 42.195㎞를 달리는 경기인 만큼 특정 도시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계해야만 개최가 가능하다. 도시 입장에서는 관광이나 홍보 등을 고려해 도시의 특징과 역사, 문화 등을 최대한 많이 소개할 수 있는 코스를 원한다. 특히 언론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마라톤대회가 도시 마케팅의 주요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이 같은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달려 더 나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최선의 코스를 찾는 데 관심을 집중한다. 특히 역사가 짧은 대회는 참가자를 늘리는 최고의 매력인 '기록 단축이 가능한 코스'를 어떻게 만들고 알리느냐에 따라 명운이 달라진다. 대구시체육회 관계자는 "엘리트 선수들은 물론 마니아들도 자신의 기록을 단 1분이라도 줄일 수 있는 대회를 선호한다"며 "국내에서 연중 400개 이상의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경쟁 상황이라 코스가 조금만 나쁘면 금세 외면당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의 경우 올해까지 80회 대회를 개최하는 동안 코스를 20여회 바꾸었고 2002년과 2003년에도 잇따라 코스를 조정했다. 춘천마라톤대회는 좋은 기록을 위해 종합운동장에서 17㎞ 지점에 있는 경사 10도의 오르막 80여m를 8억여원을 들여 5도 정도 경사로 깎아내렸다.

◆대구마라톤대회 코스의 의미와 변경

대구마라톤대회 코스 역시 도시 마케팅과 좋은 기록을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지만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코스로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고민을 던진다. 마라톤코스 주변 정비에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해당 가로의 면모를 완전히 바꿔놓기 때문에 코스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올해만 마라톤코스 정비에 60억원, 마라톤코스 병목구간 해소 사업 40억원, 대구스타디움 진입로 확충 104억원 등 직접 경비만 국비 2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2011대회 마라톤코스가 확정되면 예산 투자는 훨씬 커질 전망. 대구시는 마라톤코스를 따라 인공폭포, 분수, 꽃길, 조형물 등 다양한 문화·환경시설을 설치하고 가로시설물과 구조물, 표지판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대구시 김인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지원단장은 "올해 대회도 TV를 통해 전국에 중계되고 2011대회 때는 세계에 대구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코스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대구 이미지가 좌우된다"며 "친환경적인 문화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2009대구국제마라톤대회 코스가 참가자들이나 TV시청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들이 적잖다.

대구마라톤대회는 2007년 신천동로 코스에서 풀코스를 처음 시작했으나 "시멘트 콘크리트 도로는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충격 흡수가 안 된다"는 참가자들의 불만으로 이듬해 코스를 바꿨다. 2008년의 경우 대구 도심을 가로질러 동서를 순환한다는 취지에서 대구스타디움을 출발, 달구벌대로를 따라 성서공단 입구까지 달린 뒤 서부정류장과 명덕네거리, 어린이회관과 관계삼거리를 거쳐 대구스타디움으로 돌아왔다. 대회 후 달구벌대로와 대명로, 범안로의 오르막과 내리막 연속, 두산오거리~관계삼거리 구간 심한 경사도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2009대회 때는 대구스타디움에서 도심을 한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바꾸었다. 이 코스는 대구 도로의 핵심인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도심의 명소들을 지나며 경사도가 완만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난해 코스에 있던 남·서·달서구가 빠지게 됐다. 이 코스가 2011대회 마라톤코스로 확정되기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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