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으로 인해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고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지역 고교들이 해외 수학여행 대신 국내여행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중국 등지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대구과학고, 영남고, 대륜고, 능인고, 대건고, 경신고, 덕원고, 대원고, 정화여고 등 대구지역 9개 고교가 제주도 등 국내로 여행지를 바꿨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외 수학여행을 가겠다고 나선 학교는 없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으로 수학 여행을 다녀왔던 덕원고는 10월쯤 제주도로 가기로 했으며, 대륜고도 지난해 중국에서 올해는 제주도로 바꿨다. 대륜고 임운형 교감은 "그동안 해외 수학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학생들이 매달 5만원씩 적금을 부어 둔 상태지만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고 했다.
수성구의 한 고교 교사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해외 수학여행을 떠나면 외부의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여행지 변경에 한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도 최근 각 고교에 '가급적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악화되는 경제 상황에서 1인당 60만~70만원이 드는 해외여행 경비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많은데다 학생들 간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 교육청이 지난해 지역 96개 고교(특수학교를 포함)를 대상으로 수학여행지를 조사한 결과, 제주도가 69개교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고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교는 9개 학교였다. 여행경비는 제주도 25만~30만원, 해외(일본·중국) 60만~65만원, 설악산 11만~12만원 등이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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