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만해지면 얼굴 봅시다" 모임·행사도 구조조정

최근 열린 국제라이온스 대구지구 월례회는 전체 회원의 40%가량이 불참해 썰렁했다.

회원 A씨는 "회원 대부분이 개인 사업체를 운영해 참석률이 높았으나 요즘 경기불황으로 얼굴 내비치는 것도 꺼리는 회원이 늘었다"며 "100명 가까이 되던 회원도 최근 1, 2년 새 20여명이나 줄었다"고 했다.

불황에 각종 '모임' '행사'가 크게 줄고 지난해까지 성대하게 열렸던 모임의 규모가 줄거나 아예 취소되는 사례가 많다.

대구상공회의소는 19일 오후 열리는 '20대 임시의원 총회'를 상공회의소 건물 10층 강당에서 치르기로 했다. 대구상의 임경호 조사홍보부장은 "회장을 선출하는 날이어서 예년 같으면 호텔을 빌려 취임식을 했으나 올해는 어려운 기업 사정을 감안해 강당에서 취임식을 조촐하게 연다"고 했다.

매년 3월경 콘도나 호텔을 빌려 회사의 한 해 계획과 사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1박2일 연수를 해왔던 지역 B업체도 올해는 회사 내 조례로 대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형편이 어려워 수천만 원씩 드는 연수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노사가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미로 간단한 다과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체나 관공서의 연수장소로 이용되는 대구은행 연수원(경북 칠곡군 동명면)도 지난해에 비해 이용업체가 80% 선으로 줄었다. 최형석 대리는 "한 해 10여 차례 연찬회를 열었던 기업들이 지금은 횟수를 절반가량 줄이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호텔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인터불고 호텔 경우 1천명까지 수용하는 컨벤션홀의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30~40% 정도 떨어졌다. 호텔 관계자는 "대형 행사들이 내부 행사로 대체되거나 취소되고 그나마 중·소형 호텔로 빠져나가 어려움이 크다"며 "음식자재나 수입품목의 가격이 뛰어 가격을 낮추기도 쉽잖다"고 했다.

대구 그랜드호텔 관계자도 "기업체나 학교 관련 모임예약이 예전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