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은 인터뷰 시작 전 한참동안 눈을 비볐다. 국내 전반적인 불경기와 복잡하고 잘 풀리지 않는 시정이 얽혀있는 듯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자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인천의 미래 청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큰 프로젝트 1건을 성사시키는 데 노심초사하며 2, 3년이 걸렸고 잘해왔다"며 "인천시장이 되기 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쁘다. IFEZ를 추진하는데 어려운 점은.
"맞다. 어렵다. 하지만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본다. 세계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몇몇 도시나 프로젝트는 결국 성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600조원 정도의 유휴자금이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어딘가에는 또 엄청난 돈이 있다. 지금은 상황이 불확실하기에 어딘가에 숨어있다. 약간이라도 상황이 좋아지면 이윤이 보장되는 곳으로 자본이 움직일 것이다. 계속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인천이라서 유리한 점이 있나.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인천국제공항이 첫번째 여건이다. 보조수단인 항만을 비롯해 물류 인프라가 좋다. 중국을 필두로 동아시아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데, 인천을 기준으로 비행 거리로 2시간 이내에 10억명이 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한도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다."
-투자자를 끌어당기는 시장만의 노하우가 있나.
"'꾸준해야 한다'는 거다. 한 가지 프로젝트를 설득시키는 데 최소 2년이 걸린다. 2년 동안 무산될 고비를 10번 가까이 넘겼다. 그걸 극복해야 한다. 위급상황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적인 마인드는 기본이다. 특히 큰 프로젝트의 경우 업무 담당 직원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 근시안적으로 봐서도 안 된다. 직원들이 '아,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라는 인식을 갖게끔 해야 한다."
-2020년 IFEZ가 완성되면 인천은 어떤 모습인가.
"이제 인구가 275만명이다. 2020년이면 인구가 35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 이 중 외국인도 20만~30만명 정도를 차지할 것이다. 무엇보다 인천의 면적은 서울의 1.7배다. 연평도·강화도 등을 합해 150개의 섬이 있다. 2014년 이후면 국내 전체 GDP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몇위 도시라는 위상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도시'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10대 명품도시.' 부산이든 대구든 서울이든 자신들의 목표를 특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IFEZ 진행과 관련해 정·관계의 도움은 어떤가.
"협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관계의 도움으로 국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인천에 국비를 쏟아 붓는다는 오해가 많은 것 같은데, 인천은 민간자본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천시에서는 인·허가 등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다. 인프라를 구축하고 매립을 통해 생긴 땅을 판 돈으로 또 인프라를 구축, 매립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봐주길 바란다."
-대구경북에 조언할 것이 있다면?
"대구경북이 발전하지 않고는 한국에 미래가 없다. 대구권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는 파일럿(Pilot) 프로젝트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백화점식 사업 나열은 곤란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행자부 기획관리실장·산림청장 출신인데다 지방행정을 잘 아는 능력있는 분이다. 잘 하리라고 믿는다. 다만 대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방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요코하마는 '외지인이 사흘만 있어도 지역사람으로 모신다'고 한다. 대구도 그런 마인드면 충분히 가능하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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