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가 잘리고 피가 튀는 사실적 묘사, 휴머니즘과 유머, 화려한 색감과 미학, 다채로운 구성….'
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는 '패전 후 침체된 사회에 희망을 준 영화인'이라는 일본 영화계의 평을 받고 있다. 1910년 오늘 태어난 그는 '내 머리 속에는 일본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이 동거하고 있다'는 자신의 말처럼 일본을 넘어 세계 영화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 구조를 지닌 '랴쇼몽'(1950년)은 다른 영화, 소설, 드라마에서 수없이 변주됐다. '7인의 사무라이'(1954년)는 '황야의 7인' '별들의 전쟁' '벅스 라이프' 등 외국 영화의 단초가 됐다. '화염' '차이나 게이트' 등 인도 영화와 소설 '칼라의 늑대'의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요진보'(1961년)는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의 토대가 됐고, 이는 다시 '라스트 맨 스탠딩' '스타워즈'의 인물과 구성에 차용되기도 했다.
아키라는 타협이 없는 성격과 제작 철학으로 영화사 등과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미국에서 '폭주기관차' 제작을 준비하다 제작방침이 바뀐 미국 측과의 대립으로 중단했다. 미일 합작 '도라 도라 도라'의 일본 측 감독이 됐지만 20세기 폭스와 촬영 일정, 예산 등 문제로 충돌하다 감독에서 물러나고 자살 미수사건까지 벌였다.
김병구 사회2부 차장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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