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하다. 잠이 온다. 피곤하다. 물 먹은 솜처럼 몸이 무겁다. 자꾸 하품만 나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춘곤증의 계절이 돌아왔다. 스르르 눈이 감기고 졸음이 쏟아진다. 봄을 맞아 활기차게 생활해보려는 마음은 굴뚝 같은데 몸은 자꾸 처지기만 한다.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일상생활도 뒤죽박죽이다. 누구나 겪는 계절병이다 보니 하소연할 데도 없다. 혹시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도 된다. 춘곤증을 겪지 않고 봄을 맞을 순 없을까. 피할 수 없다면 극복할 수는 있을까.
◆봄의 불청객, 춘곤증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 일반적으로 계절의 변화에 몸이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생리적 부적응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봄이 되면서 인체의 신진대사 및 생체 리듬이 활발해져 생기는 일종의 피로감이라는 것.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등 환경 변화에 몸이 즉각 적응하지 못하고, 긴장됐던 근육이 이완되는 것도 춘곤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춘곤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라 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있다. 또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도 생길 수 있고, 무기력 증상이나 권태감 등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일이나 학업 능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춘곤증 극복하려면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영양 섭취, 적당한 운동 등이 춘곤증 탈출의 '열쇠'다.
▷규칙적인 생활=춘곤증 극복의 제1계명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우선 기상 및 취침을 규칙적으로 하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는 등 생활 리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식사도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를 경우 점심식사 때 과식으로 이어져 춘곤증을 악화시킨다. 스트레칭이나 산책 등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긴장된 근육·관절을 풀어주고 신진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해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이나 잠자기 전 운동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고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또 스트레스를 피하고 가능한 한 여유를 갖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고,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였다면 그날그날 바로 풀어줘야 한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겠다고 주말이나 휴일에 집에서 하루종일 잠만 자고 늘어져 있으면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활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충분한 영양 섭취=봄이 되면서 늘어난 활동량만큼 각종 영양소 필요량도 증가하는데 이들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영양의 불균형으로 춘곤증이 생긴다. 때문에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 B₁이 많이 든 현미 율무 돼지고기 콩 호두 잣 등과 비타민 C가 많은 냉이 달래 등 봄나물, 신선한 과일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특히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먹을 경우 비타민 C, 비타민 B₁등이 결핍돼 춘곤증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흡연이나 음주, 카페인 음료 등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담배를 많이 피울 경우 뇌의 산소가 부족해져 몸이 더욱 나른해질 수 있다.
▷효과적인 낮잠 활용=춘곤증으로 졸음을 참을 수 없다면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낮엔 체온이 낮고 호르몬 분비량이 적기 때문에 졸음이 많이 오고 특히 식후엔 식곤증도 나타나기 때문에 5~1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자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낮잠도 제대로 자야지 잘못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실제 팔을 베고 책상에 엎드려 잘 경우 척추에 무리를 줘 통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척추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팔베개를 한 팔의 신경이 눌려 손·팔목 등에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머리를 의자 뒤로 넘기고 자는 자세도 목 근육 통증이나 인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는 경우도 허리에 심한 압력을 줘 통증이나 골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곧게 펴 등 전체를 기댄 자세로 자는 게 좋다. 엎드려 잘 때에도 쿠션이나 책 등을 얼굴에 받쳐주면 도움이 된다. 낮잠 후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이런 사람, 특히 조심해야
운동이 부족하고 과로·피로가 누적된 사람, 고령자, 평소 빈혈 증세가 있거나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추위를 잘 타거나 환경 적응이 느린 사람, 아침잠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에게서 춘곤증이 특히 심하게 나타난다. 또 춘곤증은 대개 3월 중순쯤 나타났다 길어도 3, 4주 내 사라지는 일시적인 생리현상이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에도 불구,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찾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춘곤증의 경우 잠복해 있던 다른 질병과 함께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춘곤증이 아니라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감기, 결핵, 감염, 지방간, 당뇨병, 고혈압, 빈혈, 갑상선 기능 장애 등 다른 질병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사진 설명=춘곤증의 계절이 돌아왔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영양 섭취,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엎드려 자는 모습이나 ...
※춘곤증을 극복하는 방법
1.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먹는다.
2. 기상·취침 및 수면 시간, 식사 등을 규칙적으로 지킨다.
3. 스트레칭, 산책 등 적당한 운동을 한다.
4. 지나친 흡연 및 카페인 섭취, 과음 등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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