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지만 특별한 '학급프로그램'…아이들도 학교도 "감동이야"

▲ 대구학남초교는 2년 전부터 학급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감동을 주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학남초교 제공
▲ 대구학남초교는 2년 전부터 학급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감동을 주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학남초교 제공

"요즘 아이들에겐 감동을 주는 교육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울고, 웃고, 신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대구학남초등학교 심후섭 교장은 2년 전 3월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가졌던 걱정이자 포부였다. 교사들도 이런 고민에 공감했고, 그때부터 61개 학급 전체가 '감동을 주는 교육'에 나섰고, 그 결과를 2년째 사례집으로 발간했다.

학생들을 '울고'(심성교육), '웃고'(즐거운 학교생활), '신나게'(자기주도적 학습) 해 주기 위해 담임교사들은 한가지씩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해 1학년 담임이었던 정경령 교사는 '1학년 북스타트'를 주제로 독서교육에 주력했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 책 고르는 요령 등을 가르쳐줬다. 정 교사는 매일 1교시 수업 전 5분 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다음 날엔 읽어준 내용에 대해 간단한 질문도 했다. 아이들이 읽은 책을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하거나 읽어주는 시간도 가졌다.

3학년을 맡았던 이민준 교사는 학생단체를 아이들의 작은 놀이터가 되도록 도와줬다. 아이들에게 단체이름, 회원모집, 활동계획 등을 스스로 정하도록 했고, 매주 각 단체의 활동을 평가해 칭찬과 작은 상을 줬다. 아이들이 만든 단체는 '자율방법대' '캐릭터 동호회' '악기연주 동호회' '창작공예품 동호회' 등이다. 자율방법대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소란을 피우는 학생을 말리고, 다치거나 아픈 친구가 있으면 보건실로 데려가는 등의 역할을 했다. 이 교사는 "관심과 취미가 비슷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급 안에서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아이들이 교실생활을 즐겁게 했고, 사회의 여러 기관과 단체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학년 담임을 했던 임지현 교사는 '참된 행복을 배우며 함께 꿈을 키우는 교실'을 목표로 아이들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썼다. 특히 '학습지 스스로 만들기'가 눈길을 끌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학습지를 아이들 스스로 만들게 한 뒤 이를 같은 반 학생 모두 공부하도록 했다. 전 학생을 참가시키기 위해 각자 자신 있는 과목을 정하고 한 단원에 한 장의 학습지를 만들게 한 것. 학습지를 만들면서 공부하고 친구들이 이를 풀면서 공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5학년을 맡았던 서민아 교사는 '수학박사와 꿈나무'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수학은 계통성이 강해 고학년이 되면 부담이 되는 과목. 수학성적 상위 20%는 수학박사, 하위 20%는 수학꿈나무로 선정해 1대 1로 짝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수학성적이 바닥권이던 한 학생은 2학기 기말고사에서 95점을 받는 등 대부분 수학꿈나무들의 성적이 조금씩 올랐다는 것. 수학을 두려워했던 많은 아이들이 수학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심후섭 교장은 "앞으로 학급별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교사들이 어느 학교에 가든 '개인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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