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중구 '근대역사문화벨트 만들기' 사업 가속도

▲ 대구 중구가 대구읍성과 경상감영공원을 중심으로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도심으로 되살아날 전망이다. 근대문화공간 디자인개선사업이 한창인 계산동 모습.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대구 중구가 대구읍성과 경상감영공원을 중심으로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도심으로 되살아날 전망이다. 근대문화공간 디자인개선사업이 한창인 계산동 모습.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도심이 낡은 이미지를 벗고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400년간 영남을 호령했던 대구의 혼이 중구를 중심으로 되살아나게 된 것.

대구 중구청이 내놓은 '대구읍성의 부활! 주민 주도의 근대역사문화벨트 만들기' 사업이 지난 17일 국토해양부의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를 위한 시범도시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중구 도심 재창조 사업의 가속도가 붙게 됐다.

이 사업은 북성로를 중심으로 한 대구읍성과 경상감영의 상징적 복원, 종로 환경개선, 읍성 내 진골목과 향촌동 피란문학거리 시설개선 및 역사문화공간 조성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각종 축제와 테마관광 역시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심

'근대역사문화벨트 만들기' 사업에는 국비 15억원, 대구시와 중구청의 대응투자 등 모두 30억원이 투입돼 2011년까지 3년에 걸쳐 추진된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대구 도심재창조 사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시범도시에 선정돼 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고 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대구 읍성 복원사업이다. 대구읍성은 현재 대구의 동·서·남·북성로(4성로)를 따라 중구 일대를 감싸고 있던 상징이었다. 성벽은 1907년 친일파 박중양의 손에 해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 많던 성돌들도 곳곳으로 흩어졌다.

4성로가 도심의 중심 가로가 된 지금 원형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중구청은 대구읍성길을 따라 성벽 모양의 바닥을 깔고 산재해 있는 근대 문화유산들을 연결, 읍성을 상징적으로 부활시킬 계획이다. 읍성을 이미지화한 가로시설을 만들고 가로등을 활용해 야간 경관도 꾸민다. 또 어가길 퍼레이드 축제, 북성로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 등을 통해 대구읍성에 녹아 있는 역사적 의미도 일깨운다는 구상이다.

조선 선조 이래 경상감영이 자리 잡았던 경상감영공원도 변신한다. 중구청 박동신 도시과장은 "경상감영 복원 연구 및 계획 수립을 관련 기관에 의뢰하고 전통건축 전문가들을 실무에 참여시켜 선화당과 징청각을 복원하고 다양한 행사 재현, 교육 기능 강화 등을 통해 도심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예전 대구 도심의 한 축이면서 중국 화교의 정착지이자 요정 골목으로 크게 번화했다가 쇠퇴 일로에 접어든 종로거리도 역사적 정체성을 담은 문화체험 특화거리로 재탄생시킨다. 종로거리는 최근 다기, 천연염색, 골동품, 고가구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대구의 인사동'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키워가고 있어 역사와 전통이 버무려진 문화체험 거리로 꾸미기엔 안성맞춤이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이곳 상인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는 문화체험 강의와 화교축제와 다도축제 등을 연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문학과 예술이 흐르는 도심

종로 2가 400여m에 이르는 '진골목' 일대는 문학과 예술이 숨 쉬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주민들의 화분내기사업을 통해 골목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예술가와 연계해 공공미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길다'의 사투리 '질다'에서 유래된 골목의 명칭에서 착안,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만들 예정이다. 중구청 김명주 공공디자인팀장은 "진골목 시설개선 사업과 함께 문학, 예술 등 주민 참여로 이뤄지는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쳐 진골목을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향촌동은 전후문학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 일대는 소설가 김원일씨의 전후 소설 '마당깊은 집'의 배경이 되는 곳이어서 피란문학 골목의 상징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마당 깊은 집' 테마골목을 만들고 일대 공원이나 담장 벽면을 이용한 골목 영화제도 개최한다. 또 시와 음악이 있는 문학카페가 만들어지고 바닥도 정비될 예정이다. 이상화 시낭송회 등 예전에 이 일대를 무대로 활동하던 문인들을 기리기 위한 문학축제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구청 관계자는 "문인들의 작품을 표지석으로 만들고 청소년들의 백일장도 수시로 열어 이곳을 문학 1번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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