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재창조 문제가 근래 대구의 지속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공공디자인 개선 등 동성로 사업이 먼저 추진되더니, 인도 폭을 두 배로 키우고 공원처럼 꾸미는 중앙로 구조변경(시내버스 전용 구간화 겸) 공사도 궤도에 올랐다. 인접 골목길에 대해서는 디자인 개선 작업이 본격화했으며, 지난주에는 그 골목들을 역사문화벨트로 만들자는 구상이 중앙정부 시범사업으로 채택되기까지 했다.
환영해 마지않을 일이다. 오히려 때늦은 감이 들 정도다. 특히 역사문화벨트 만들기 사업이 '상징적 복원'키로 한 邑城(읍성)은 대구가 잃어버린 가장 안타까운 유산이다. 1736년에 완성된 높이 3.5m 둘레길이 2.65㎞의 그 성이 남아 있다면 대구라는 도시의 역사적 품격은 지금과 비교 안 되게 높고, 도시의 정신적 구심점 또한 더 없이 뚜렷할 것이다. 이런 읍성을 되살리고, 그 城內(성내)의 여러 골목들을 각 역사성에 따라 특화시키는 것은 분명 기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역시 걱정은 과연 이 일을 얼마나 잘 해 낼까 하는 것이다. 허술한 바탕을 그냥 둔 채 겉치레로 쉽게 분칠이나 하려 들어서는 도시를 더 볼품 없이 만들 위험도 있다. 이 사업은 이런 명목으로 시청이 벌이고 저 사업은 저래서 구청이 맡고 하는 식의 어수선한 진행도 불안하다. 겨우 30억 원으로 역사문화벨트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차피 남성로~동성로~북성로~서성로에 서 있던 옛 성곽으로 둘러싸인 대구 옛 도심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사업들이라면 보다 큰 눈으로 접근하는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청이니 구청이니, 교통사업이니 문화사업이니 따질 게 아니다. 합동기획단 같은 것을 만들어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시청이 직접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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