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달성군의회 '부화뇌동'

달성군의회는 지난 24일 임시회에서 열고 134억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했다. 의회는 집행부가 요구한 예산 중 28억원을 삭감, 예비비로 넘겼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농산물 생산자 경영컨설팅 해외연수비' 1천152만원은 그대로 승인했다.

의원들은 예산심의 때 "해외연수 비용이 얼마 되지 않지만 어려운 시기에 해외연수는 적절치 않다"며 한목소리로 집행부를 질타했다. 더구나 "15명이 무더기로 해외에 나가면 누구라도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연수 예산편성이 시기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4억8천만원을 들여 농산물 직판장을 만들기로 하고선 문을 열기도 전에 무더기로 해외연수를 보내자는데 집행부가 앞장 선다"라고 따지는 의원도 있었다.

그러나 의원들은 결국 어려운 농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슬그머니 한발 물러섰다. "의원들 때문에 해외연수를 못 갔다"는 유권자 농민들의 원성을 사지 않으려는 결정으로 보인다. 심의과정에서 생색만 내고 눈 감아준 모습이다.

요즘 눈먼 돈으로 비친 각종 정부 보조금 문제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달성군이 군비로 농산물 직판장을 지어준 마당에, 이곳에 들어설 예정인 농산물 생산자의 해외연수까지 혈세로 지원해야 하는 지 납득하기 힘들다. 꼭 해외연수를 가야만 직판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군에서 직판장을 지어 무상대여하는 만큼 해외연수가 필요하다면 1인당 90만원인 비용은 농민들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눈치만 보다가 원칙을 버리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면 군민의 곳간은 누가 지킬 것인지 의문이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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