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년 전 조선시대 사대부의 회곽묘(灰槨墓)에서 출토된 쌀(현미)과 조 등 곡식이 온전히 담긴 백자 항아리가 안동대박물관에 기증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이 무덤에서 출토된 장례용품과 옷, 자기, 판화류 등 수십여점의 유물도 함께 기증돼 당시의 상·장례풍속과 곡물과 농업, 복식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안동대박물관은 나주 정씨 교리공파 종회(회장 정해원)가 지난 19일 충북 음성군에 있던 정담(丁聃·1476~1500년대 초) 선생 부부 무덤을 예천지역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조선시대 부사직(종5품) 벼슬을 지낸 정담 선생의 무덤에서 출토된 기증 유물에는 장례용품(명정·현훈 등)과 복식류(철릭·답호 등)를 비롯해 자기류(분청사기·백자 등) 판화류(사신도·비천상·성수도 등) 등 35점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조선시대 무덤에서 처음 출토된 청룡(靑龍)·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를 그린 사신도(四神圖) 판화, 쌀(현미)과 조가 나뉘어 담긴 2개의 백자 항아리 등은 중요한 문화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동대박물관 배영동 관장(민속학과 교수)은 "이번 유물은 16세기 전후 조선 사회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며 "유물의 온전한 조사와 보존을 위해 회곽묘의 경우 관을 해체하지 말고 박물관 등 전문기관에 위탁해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대박물관은 19세기에 공조판서와 강릉·제주목사 등을 역임했던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1792~1871) 선생 유물 612점도 기탁을 받았다. 이 유물들은 19세기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사진·안동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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