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상식의 허와 실

반전 배우로 유명했던 미국 여배우 제인 폰다가 설립한 '에어로빅·댄싱 클럽'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한다. 에어로빅은 신체를 활발히 움직여 몸의 세포가 유산소 활동을 하도록 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스포츠의 일종이지만 준비운동 없이 시작하거나 지나치게 격렬하게 하면 무릎 관절이나 근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재임 시절 우리나라를 방문해 미군부대를 시찰하면서 미군 장병과 함께 조깅 하던 모습이 텔레비전에 방영된 뒤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던 조깅도 미국에서는 그 열기가 식어 버린 지 오래다. 이른 아침에 충분한 준비 없이 달리기를 할 경우 관절이나 발목 힘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심장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조깅을 유행시킨 창시자가 조깅을 하다 심장에 무리가 와 쓰러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오래 전 인기 만화 프로그램이었던 '뽀빠이' 시리즈에서 몸집이 작은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거인 '브루터스'를 때려 눕히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경우 미국의 시금치 생산 조합에서 시금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제작하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물론 시금치에는 칼슘과 철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에 좋은 식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신장이나 방광에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당근 주스를 생식하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A를 많이 함유한 당근이나 오렌지를 일정량 이상 먹으면 비타민A 축적 작용이 일어나 손바닥 등이 누렇게 변하고 어지러움과 매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반면 '혈액 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 등 몸에 해롭다는 점만 강조되고 있는 '콜레스테롤'의 경우 부족하면 간세포의 생성이 일어나지 않는 등 치명적인 건강 장애가 발생하고, 남자의 정자도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몸매를 예쁘게 하기 위해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류의 음식을 지나치게 적게 먹어도 혈액 속에 당분이 적게 녹아 있는 저혈당 상태가 돼 현기증이나 두통이 생기고 심하면 의식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복용은 조심해야 하지만 몸에 좋다고 소문난 식품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무분별하게 과잉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도 해롭다는 말이 들리면 180°돌변해 아예 외면해 버리는데 둘 다 잘못된 습관이다. 인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소로 구성돼 있어 그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기능이 떨어지고 과잉이 되면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좋다'는 식품 속에서도 독극물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건강식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탐닉해선 안 되고, '해롭다'는 말 한 마디에 외면해 버리는 것도 지양해야 될 습관이다. '과한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는 옛말 처럼 음식도 골고루 먹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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