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깔]분홍(pink)-여심에… 입술에…이 물들었다

봄은 여심(女心)을 자극한다. 봄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 듯 여자는 봄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여성들의 달라진 패션에서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이유다. 올봄에는 분홍색 물결이 넘쳐 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봄 여심을 사로잡은 색이 핑크이기 때문이다. 또 빙크빛은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4월이면 온 산을 물들일 진달래를 통해서도 묻어난다.

◇ 메이크업

경기침체로 인한 무거운 마음을 달래 듯 화사한 분홍색 메이크업이 유행이다. 브랜드마다 핑크를 앞세운 새로운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봄 메이크업으로 '플레르'를 출시했다. 플레르 메이크업의 포인트는 꽃물이 들은 듯 부드러운 피부 톤에 선명하게 빛나는 입술이다. 플레르는 핑크빛 립스틱과 벚꽃같이 은은한 핑크빛 입술을 연출시켜주는 '루미너스 글로스' 등으로 구성됐다.

코리아나화장품의 '코리아나 블랙다이아몬드'는 연녹색이 봄의 생동감을 표현하는 '리프레쉬 바이 코리아나'를 출시했다. 연녹색 눈 화장을 위한 '루시드 터치 플레이 섀도'와 함께 분홍 립스틱인 '루시드 터치 립스틱 리프레쉬 핑크' 등으로 이뤄져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는 2009년 봄 메이크업으로 분홍색 립스틱을 중심으로 한 '핑크 마니아'를 제안했다. 자연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누드 핑크를 주력 컬러로 내세웠다.

아모레퍼시픽 황수진 대리는 "그룹 소녀시대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소녀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메이크업이 올봄 유행하고 있다"며 "진한 핑크보다는 핑크에 흰색을 섞어 놓은 듯한 색감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핑크빛 사랑

봄은 짝짓기의 계절이다. 동물들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이성을 그리워한다. 개학을 맞은 캠퍼스에는 핑크빛 염문들로 술렁인다. 결혼정보업체 좋은만남 '선우'에 따르면 봄은 커플이 많이 탄생하는 계절이다. 노경선 홍보마케팅 팀장은 "추석 명절, 연말 연시를 앞두고 회원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데 이때 가입한 회원들이 주로 봄에 결실을 맺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봄날 설레는 마음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그림이 바로 신윤복의 '이부탐춘'이다. 그림을 꼼꼼히 살펴보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배경은 기와를 얹은 담장이 에워싸고 있는 마당이다. 그림 왼쪽 위에는 담장 너머 흰꽃, 붉은꽃이 피어 있다. 마당 한쪽에는 개 두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고 시선을 조금 위로 들면 새 두마리도 사랑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는 비스듬히 누운 소나무에 두 여자가 앉아 있다. 소나무는 곧은 기상을 자랑하기 보다 거의 쓰러진 상태고 솔잎이 빈약하다. 생명력이 충만한 봄의 정취와 대조를 이룬 늙고 죽어가는 소나무다. 두 여자의 시선은 개의 짝짓기에 가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표정이 재미있다. 머리를 길게 땋아 댕기를 묶고 있는 오른쪽 여자는 무심한 반면 가체를 올리고 흰옷(소복)을 입은 여자는 무언가를 아는 듯 배시시 웃고 있다. 조선시대 신윤복이 아니면 불가능한 파격적인 발상의 그림이다. 신윤복은 과부를 통해 소외된 성욕을 끄집어 내고 있으며 봄은 새 생명을 잉태하는 생식의 계절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진달래

봄처녀의 연분홍 치마 같은 진달래는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우리나라에는 달성 비슬산, 창녕 화왕산, 여수 영취산 등 진달래 명소로 유명한 산들이 많다. 비슬산 진달래는 주봉인 대견봉 인근, 988봉 부근 아래, 대견사 터 산자락 등 크게 3군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대견봉에서 남쪽 조화봉까지 4km 능선에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봄에는 진달래로 뒤덮인다. 매년 참꽃(진달래)제도 열린다. 올해는 4월 25~28일 일정이 잡혀 있다. 053)614-5481.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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