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난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하는 것이 너무 보람있고 즐거웠습니다. 이 참에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밟아 어린이집을 개원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올해 경북과학대학 유아교육과에 늦깎이로 입학한 미국인 주부 브렌다 꼰데(31·구미 광평동)씨. 한국 생활 13년째인 브렌다씨는 7년전 아들 최형진(12·초등 5학년)군이 구미의 한 어린이집에 다닐 때 원장 선생님의 권유로 어린이집 영어교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가 차츰 활동 폭을 넓혀 왔다.
브렌다씨는 "평소에도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는데 어린이들을 상대로 영어까지 가르치다 보니 문득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친김에 교사자격 취득을 위해 유아교육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했다.
"비록 늦은 입학이지만 대학생활도 너무 재미있다"는 그는 "늦은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해서 유능한 교사가 되고 싶다"는 야무진 각오를 보였다. 브렌다씨는 "이젠 매콤하고 얼큰한 한국음식이 입맛에 더 맞아 김치와 된장이 없으면 느끼해서 밥을 못 먹을 정도"라며 "1년에 한 번 미국 애리조나주의 친정에 갈 때도 반드시 김치를 들고 간다"고 말했다.
한국의 영어 조기교육 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브렌다씨는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라는 것은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인데, 한국의 어머니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더 많이 배우길 원한다"며 "언어는 시간을 가지고 편안한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북과학대학 유아교육과 이춘옥 학과장은 "원어민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라는 점에서 브렌다씨의 대학 입학은 높이 평가할 일"이라며 "영어 조기교육의 문제점들을 부모의 과잉 교육열로만 평가절하하지 말고 지역사회와 교육계가 함께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칠곡·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