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용병투수 크루세타, 부진 탈출 가능성 보여

'날씨가 따뜻해지면 좀 더 좋아지려나.'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7)가 시범경기 세 번째 등판 만에 부진 탈출의 가능성을 비쳤다. 선발 투수 가운데 윤성환과 루넬비스 에르난데스만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크루세타가 힘을 내면 선발 투수진을 운용하는 데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선 경기에서 크루세타는 기대에 못 미쳤다. 15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만에 5피안타 5볼넷 6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21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도 4와 2/3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는 등 5점을 내주며 난조를 보였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고 상대는 이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2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다시 등판한 크루세타는 5와 1/3이닝(투구수 90개)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5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다 6회초 1사에서 김일경에게 볼넷, 덕 클락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후속 투수가 주자 둘을 불러들여 크루세타의 자책점은 2가 됐다.

삼성이 시범경기를 세 차례 남겨두고 있어 시즌 개막 전까지 크루세타가 실전 등판할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결국 이미 나온 결과들을 바탕으로 그의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밖에 없다. 일단 삼성 전력분석팀에서는 첫 등판 뒤 3, 4차례만 5이닝 2실점 정도의 성적을 올려 자신감을 갖게 되면 국내 무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크루세타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 평균 구속은 143㎞ 정도였고 커브는 121~9㎞, 포크볼은 121~9㎞가량 나왔다. 직구 구속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4, 5㎞ 더 늘 것으로 보여 경쟁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제구와 이닝 소화 능력.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제구 역시 편차가 적지 않고 한계 투구 수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완급 조절이 필요한데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허삼영 전력분석원은 "두 번의 실패를 통해 한국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해가고 있는데 이날은 투구 패턴을 바꿔 호투했다. 투구 습관도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면서 "이전에는 던지는 공 대부분이 직구였으나 이날은 절반 이상 변화구를 던졌고 결정구 역시 변화구였다. 빠른 공이 주무기지만 결국 변화구 제구가 성공의 열쇠인 셈"이라고 말했다.

아직 삼성 선발 투수진은 완성되지 않았다. 배영수의 컨디션 회복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크루세타마저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지난해처럼 삼성은 선발 투수진 공백으로 고전할 수밖에 없다. 크루세타가 성공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삼성은 우동균이 우월 2점포를 쏘아 올려 앞서 나갔지만 6, 8회초 2점씩 내주며 3대4로 역전패했다. 삼성은 6연패 속에 최하위(2승 8패)로 처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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