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윤숙(23·여)씨는 '봄나물'만 보면 속이 메스껍다. 지난주말 부모님이 산에서 뜯어온 봄나물을 먹고 온 가족이 복통과 설사, 구토 등 식중독 증상으로 고생한 때문이다. 된장찌개에 잔디같이 생긴 이름 모를 봄나물을 한 가득 넣고 끓여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강씨는 "식구들의 봄나물 잔치가 주말 내내 악몽으로 이어졌다"며 "나물의 독성이 약해서 다행이지 가족 모두가 큰 고생을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춘객들이 늘면서 전국 각지에서 봄나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 양주시와 성남시에서 봄나물의 일종인 '원추리 나물'을 먹고 70여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올 들어 발생한 전국적으로 발생한 봄나물 식중독 환자가 600여명이나 발생했다.
박준수(37·중구 남산동)씨도 이틀 전 봄나물을 잘못 먹어 고생했다. 전날 부인이 재래시장에서 사온 봄나물로 산채 비빔밥을 해 먹은 뒤 속이 불편해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급기야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알레르기 반응까지 보여 회사도 거른 채 병원부터 찾아야 했다. 박씨는 "봄나물이 피를 맑게 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막연히 먹으면 좋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봄나물을 충분히 데치지 않고 먹을 경우 식중독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구시 보건위생과 박연향 식중독 담당자는 "봄나물을 섭취할 때는 되도록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독이 있는 미나리, 박새, 독버섯 등 독초를 봄나물로 잘못 알고 먹으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한 관계자는 "봄철 나물이나 약초의 경우 꽃이 피기 전에는 전문가들조차 독초와 구별하기 쉽지 않다"며 "독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얻은 뒤 채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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