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래식 감상은 대구문예회관에서"

대구의 대표적 공연장으로 사랑을 받아온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이 낡은 내부시설을 대폭 바꾸는 리모델링에 한창이다.

대극장의 객석, 바닥, 음향시설 리모델링은 1990년 5월 개관 이후 근 20년 만에 처음이다. 총 예산 28억원이 들어간다. 박명기 관장은 "그동안 예산 사정 때문에 노후 시설을 제대로 손보지 못했다"며 "특히 클래식 연주에 어울리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로 바뀌는 시설은 크게 객석과 바닥재, 음향시설이다.

먼저 객석 의자가 더욱 편안하게 바뀐다. 새 의자는 전체가 목재 재질이다. 기존 철제 의자는 낡아 소음이 심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규격도 현대인 체형에 맞췄다. 새 의자는 폭 55cm로 기존 의자보다 5cm가 넓어졌다. 앞뒤 의자 간격도 기존 90cm에서 1m로 더 넓어져 장시간 공연에도 피로감을 줄여줄 것 같다. 공간 확보 때문에 객석 수는 1천78석에서 1천13석으로 줄게 된다. 2층에는 10cm 가량의 등받이가 달린 높은 의자가 놓인다. 경사도가 큰 2층 객석의 경우 앞 사람이 고개를 돌리면 뒷사람의 허리 아래가 보이는 민망한 일이 있었다. 문화예술회관 측은 17일 품평회를 갖고 새 의자 모델을 선정했다.

객석 바닥도 눈에 띄게 바뀐다. 기존 카펫을 걷어내고, 밝은 색깔의 북미산 단풍나무로 바닥을 깐다. 객석을 나무 바닥으로 설치하는 것은 최근 공연장의 추세. 카펫은 고급스러워 보이고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음을 흡수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계명아트피아 객석도 나무 바닥이다. 조재환 대구문화예술회관 영선 담당은 "개관 당시에 다목적 공연장으로 초점을 맞춰 짓다 보니 카펫을 설치했다"며 "나무 바닥은 음을 반사해 울림을 크게 만들기 때문에 클래식 공연에 어울린다"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때 무대 위에 내려오는 음향반사판도 새 것으로 교체된다. 음향반사판은 무대 위에서 연주되는 음을 3면에서 가둬 객석으로 밀어내주는 역할을 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의 음향반사판 경우 앞이 15m, 뒤편이 11m인 항아리 구조. 그러나 설치된 지 20년이 가까워지면서 많이 노후해 클래식 공연 등에서 음의 누수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극장 편의시설도 새롭게 바뀐다. 큰 공연때마다 여성 관객들의 원성을 샀던 여자 화장실이 남자 화장실만큼 넓어진다. 귀빈실, 지휘자실 공간을 조금 줄이는 대신 배우 분장실을 깔끔하게 새단장하고 넓힌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리모델링은 오는 6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재개관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박 관장은 "당초 60여억원의 국·시비를 받아 대대적인 개·보수를 시도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대극장 바닥과 음향반사판 등 급한 것부터 교체했다"며 "관객들의 만족감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사진 설명 -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이 문을 연지 근 20년 만에 객석 의자와 바닥, 음향반사판 등을 대폭 교체하는 리모델링을 진행중이다. 사진은 예전 대극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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