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상원초등학교에서는 신학기부터 초등학생들의 필수품인 '실내화 주머니'(신주머니)가 사라졌다. 이 학교가 이달 9일부터 복도 통행방법을 개선, 학생들이 실내화 주머니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
그동안 상원초교는 다른 학교들처럼 교실과 복도의 청결을 위해 교내 전역에서 실내화를 신고 통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복도와 교실의 청결이 유지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이 실내화 주머니를 항상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아침마다 학교 현관 앞은 실내화를 바꿔 신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비라도 오는 날이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등교 때 뒤늦게 실내화 주머니를 챙기느라 지각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등 학업에 지장까지 생겼다.
이 같은 불편을 참다 못한 몇몇 학생들이 '실내화 주머니 안 갖고 다니기'운동을 제안했고 이 운동은 전교어린이회의의 공식 안건으로 채택, 학교 측에 전달됐다.
학생들의 요구에 학교 측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교직원회의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신발털이용 아연도금 발판 18개와 발닦기용 융단을 구입해 모든 입구에 설치했고 복도신발장에 실내화보관함을 함께 마련했다. 또 복도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고 교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학생교육에 나섰다.
'실내화 주머니 안 갖고 다니기' 운동이 시작된지 한달 남짓.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5학년 박혜림양은 "실내화를 신기 위해 1년 내내 주머니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며 "귀찮아서 아예 실내화를 신지 않아 양말이 새까맣게 변한 친구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신주머니를 휴대할 필요가 없어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6학년 이가을양은 "복도 청소당번이라서 복도가 더러워질까봐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더 깨끗해졌다"며 "특히 신주머니와 함께 실내화를 잃어버려 우는 친구들이 확 줄었다"고 활짝 웃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자립형 사립고, 영어 공교육 등 우리의 교육현실을 바꾸기 위한 많은 시도들이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때로는 아이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보다 나은 교육현장을 만들때도 있다"고 대견해 했다.
이와 함께 상원초교는 3월부터 전교생에게 책을 한 권씩 선정하도록 하여, 속표지 첫 장에 책을 구입한 날짜부터 시작해 읽어나가는 전 과정을 기록하도록 하는 '내 책 역사 쓰기' 운동도 함께 펼쳐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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