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IST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대구 과학고 김태우·김성호·정찬영군

사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창의력을 키운다.

생활 속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미래 건물의 모습'이 지역 고등학생들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대구과학고 2학년 김태우, 김성호, 정찬영 학생이 바로 그들!(사진 왼쪽부터). 이들은 최근 KAIST 미래도시연구소가 '인류가 직면한 복합적인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도시'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제2회 KAIST 미래도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국 고교생 54개 팀(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들은 '생활 속 숨겨진 에너지를 활용한 미래도시 계획'이라는 주제로 미래형 건물 모형을 설계, 제작해 성과를 거뒀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많은 에너지를 재활용, 여러 곳에 이용하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미래형 회전문(사진). 회전문 축에 기어박스와 발전기를 연결해 문이 열리고 닫히면 축과 연결된 발전기가 작동하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한 사람이 건물을 통과할 때마다 약 6V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LED전구 14개 정도를 밝힐 수 있는 양이다.

미래형 회전문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바로 이들의 호기심. 이들은 "특별히 멀리서 소재를 찾기보다 평소 생활 속에서 보아왔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를 조금 개선시켰다"고 했다. 대형건물에 들어설 때 사람들이 회전문을 돌려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들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것.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왜?'(Why)라는 궁금증이 도움이 됐다. 김태우군은 "결론이 나 있는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과 달리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제품설계에 꼭 필요한 컴퓨터 설계기술을 몰라 초기단계부터 헤맸다. 시제품이 만들어진 후에도 기대했던 에너지 생산량이 태부족, '에나멜 선을 많이 감을수록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밤새 에나멜선을 감느라 손에 물집이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론과 실제가 달랐다. 수많은 시제품들이 연구실 한쪽에 가득이 쌓였고 제작비 역시 만만찮았다. 포기하고픈 순간도 많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회전문 설계에 필요한 3D프로그램을 배웠고 에너지 공학에 대한 밤샘연구도 마다하지 않았다.

수많은 밤을 새우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역발상.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만큼 이번에는 모터로 전기에너지를 얻자고 생각한 것. 이는 초기 전자기 유도형태로 운동에너지를 얻는 방법보다 출력 에너지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웃었다. 이들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게 이번 작품 개발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로봇 공학, 철도·항공 공학, 물리학 등 각자 관심 있는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이들은 "이번 작품개발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앞으로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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