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대결'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남·북한 축구 대표팀이 다음 달 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최종 예선 빅매치를 갖는다. 월드컵 동반 진출 가능성도 적지 않은 남·북한은 이날 경기의 승패에 따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의 향배를 가르게 돼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B조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른 북한은 3승1무1패(승점 10)로 조 1위, 한국이 2승2무(승점 8)로 조 2위다. 맞대결에서 패한 쪽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사우디 아라비아(2승1무2패·승점 7)와 이란(1승3무1패·승점 6)도 남·북한을 바짝 뒤쫓고 있다. 벼랑 끝 싸움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남한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5승7무1패로 북한에 앞서 있다. 그러나 허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이후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북한 특유의 '벌떼 수비'를 뚫는 공격 작업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북한의 철벽 수비를 깰 비책을 세트피스에서 찾고 있다. 이라크와 평가전이 끝난 뒤 허 감독은 세트피스 연습에 주력했다. 북한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두 골을 뽑는 데 그쳤을 만큼 남한 대표팀은 북한의 수비진을 쉽게 뚫지 못했다.
이라크전에서 선보인 다양한 공격 경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박주영-이근호 투톱과 박지성-이청용 등 미드필드진의 유기적인 플레이와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의 정교한 패스 등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또 배후 침투와 2대1 패스 등 득점 기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문제는 문전 처리 미숙. 이근호가 경기 감각이 완전히 오르지 못했고, 박주영 역시 조커 임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때문인지 기대했던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맞서는 북한은 남한을 제물로 삼아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쏜 이후 44년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손에 넣겠다는 집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극단적인 '선(先)수비 후(後)공격' 전술을 구사해 온 북한은 상대가 공격할 때는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고 윙백들을 아예 밑으로 내려 배치하는 등 전원 수비에 가담하는 5-4-1 전형을 구축, 정대세, 홍영조 등 역습 찬스에서 힘 좋고 발 빠른 공격수들에게 길게 공을 넘겨 단숨에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북한은 또한 팀 구성에 거의 변화가 없어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도 북한은 후반 43분 홍영조를 빼고 최금철을 투입한 것이 전부일 정도로 선수 교체도 잘 하지 않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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