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제2과학고 유치 역전승 일군 동구 '기쁨 두배'

과학고에 울고 울었다. 대구 제2과학고 위치가 30일 대구 동구 각산동으로 최종 결정되자 그동안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지방자치단체 간 희비가 엇갈린 것.

이날 오후 과학고 위치선정위원회의 최종심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시 교육청 부근에서 내내 초조하게 결과 발표를 기다렸던 동구청 관계자와 주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 동구를 제외한 유치전에 나섰던 대구시내 5개 구·군 관계자들은 허탈함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민간추진단과 동구의회가 확실하게 지원하고 구청은 지역의 지혜를 모아 끈기있게 대처해 왔던 터라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동구 과학고 유치 민간추진전략위원회 측도 "부지 분석에서부터 세부 사항까지 구청과 의회 민간유치단이 합심해 치밀한 전략을 짰기 때문에 승리를 예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동구가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 기쁨이 배가 됐다"고 했다. 과학고 유치가 달성군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으나 동구로 마지막에 뒤집혔다는 것.

동구 한 관계자는 "달성군의 과학고 유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공약사항인데다 대구시도 '동구보다는 달성군이 지역 균형발전과 중앙정부 지원에도 더 낫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솔직히 불안했다"고 귀띔했다.

선정 후 적잖은 잡음이 예상된다. 과학고 위치선정위원회가 유치지역만 발표하고 배점표와 점수별 순위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민결의대회까지 열고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달성군과 남구의 반발이 가장 심하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유치지역만 발표하고 배점표와 점수별 순위를 밝히지 않은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심사가 불공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달서구청 한 공무원은 "과학고 유치는 주민들도 함께 참여한 민관 합동사업인 만큼 지역별 배점표가 공개되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구청 관계자는 "동구청 지원서에 적힌 내용대로 '동구청이 과학고에 200여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지방재정 상황으로 불가능에 가까운데 심사위원들이 동구를 선정한 것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달서구청 한 관계자는 "이번 동구 과학고 유치로 수성구와 동구 등 대구의 동쪽에 특목고가 쏠리게 돼 교육의 지역 간 불균형과 위화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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