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룸살롱 향응에다 성 접대까지 받은 사실이 들통났다.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에 근무하는 이 행정관은 지난 25일 동료 행정관, 방송통신위 공무원과 함께 케이블방송 업체 관계자가 마련한 술자리를 가졌으며 이후 여종업원과 숙박업소에 들었다가 경찰의 불시 단속에 걸렸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개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치부하는 모양이다.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오거나 특별채용한 비서관(1~2급) 행정관(3~5급) 수백 명이 근무하고 있는 비서실에 별의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일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권력의 핵심에서 나사가 풀리고 있는 신호로 보려는 것이다. 제대로 기강이 서 있다면 경제위기로 비상인 상황에서 허리띠 풀어놓고 업자들과 술판을 벌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을 직접 보좌한다는 점에서 어느 곳보다 엄정한 근무기강이 필요한 부서다.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하는 것도 비서실 몫이고 잘못해 욕을 먹게 만드는 것도 비서실책임이다.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가 정권에 영향을 끼친다는 소명의식으로 항상 무장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비서실이다. 국정을 다루는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권력을 향유하려는 유혹과 담을 쌓는 자기절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볼 일이다.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들이 사표를 냈다고 덮을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술자리의 목적을 규명해야 한다. 말썽이 일자 오늘 방송통신위원회가 처리하려던 케이블업체 인수 합병 건을 취소했다지 않는가. 어떤 로비가 오갔는지까지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청와대 비리가 발생할 소지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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