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수성 "후보사퇴 종용받았다"…경주 재선거 '파문'

4·29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정수성 예비후보가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통해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정 예비후보가 사퇴 종용에 대해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가 관여됐는지 밝히라고 하자 정 후보가 1일 기자회견을 가졌고, 정 예비후보가 이에 대한 추가 입장을 밝힐 예정인 등 경주 재선거가 기자회견전(戰)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수성 기자회견=무소속 정수성 예비후보는 31일 오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이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낮 12시 45분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이 의원을 만나보라는 연락이 왔고, 그날 오후 4시 이 의원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오후 8시 경주시내 한 일식집에서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이 의원은 후보 사퇴를 권유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정 예비후보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정종복 후보가 관여돼 있는지 경주시민 앞에 진솔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 예비후보 측은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내가 출마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했다"는 이명규 의원의 주장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잘랐다. "(정 예비후보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는 이상득 의원 해명에 대해서도 "먼저 전화를 한 것은 맞지만 이번 사안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 예비후보 측에 따르면 기자회견 파문 이후인 1일 정 예비후보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이날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추가 입장 발표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규 반박=이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요청을 받고 정수성씨를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 관계가 틀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씨는) 정말 나쁜 사람이다.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에 정치 공작부터 하는 사람"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 의원은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면 협박을 하거나, 아니면 무슨 자리를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말 아니냐"고 반문하고 "그가 박 전 대표를 위해서 출마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피해만 입힐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다음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친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경주 재선거가 친이와 친박 간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것은 대구경북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인 박 전 대표에게 득될 게 없다. 만일 '친박'을 표방한 정씨가 낙선한다면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떨어진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

정씨는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박 전 대표는 국민의 지지를 받거나 운이 있어야 대통령이 될 수 있지 나의 출마와는 관계가 없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모른다"며 무소속 출마에 대한 강한 소신을 피력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이상득 해명=이상득 의원은 정수성 예비후보의 사퇴 종용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자기가 만나자고 해놓고 이렇게 하는 것은 육군대장 출신으로서 점잖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2일 저녁 정씨가 먼저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와 '꼭 만나뵙고 싶다'고 해서 비서를 통해 다음 날인 23일 약속을 정했으나 그날 자정이 넘어서 다시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 내일은 안 되겠다'며 약속을 취소했고 이를 다음 날 오전 비서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명규 의원을 경주로 보낸 경위에 대해 "의원 외교를 마친 이 의원이 26일 인사차 와서 경주 이야기를 하다가 마침 주말에 대구에 간다기에 정씨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들어보라고 한 것"이라며 "29일 낮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원은 친이도 친박도 아닌 공정한 사람으로서 내가 믿는 사람이니 만나보라고 했다. 이 의원을 보낸 것은 정씨가 만나자고 전화가 왔는데 만나주지 않으면 야박하다고 할까 봐 가서 들어보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어달 전 정씨가 국회에 찾아온 적도 있고 전화를 통해 '1군사령관 시절 국정감사를 받을 때 (나에게) 감명을 받았다. 존경한다'고 해놓고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종복 기자회견=정종복 한나라당 후보는 1일 "무소속 정수성 예비후보와 이명규 국회의원 간 만남에 전혀 관여한 바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경주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정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이 있고 난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지금 경주 경제가 많이 어렵고 서민들이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경주 시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발전상을 제시하는 정책 선거로 이끄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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