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월은 잔인한 달]황사와 알레르기

4월이다. 화창한 봄날이 무르익고 있다. 농염한 봄의 향기에 취할 즈음 이를 시기하듯 우리를 엄습하는 '복병'이 숨어 있다. 바로 황사와 꽃가루 알레르기다. 화려한 봄을 잔인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황사

황사는 중국 황하유역과 몽골의 고비사막 등에서 발생한 모래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날아와 엄청난 피해를 주는 골칫거리다. 특히 올봄은 중국의 50년 만의 가뭄으로 황사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 2월엔 올 들어 첫 황사주의보가 발령됐다. 2월에 황사주의보가 발령되기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

황사는 과도한 가축 방목, 자연환경의 파괴에 따른 목초지 감소, 지구온난화 등으로 발원지의 사막화가 가속되기 때문이다. 황사가 한번 발생하면 상공에 떠도는 모래먼지의 규모는 약 100만t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반도에 쌓이는 먼지는 4만6천t~8만6천t 정도로 추정되며 15t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에 이른다. 따라서 대기 중 먼지의 농도는 평상시에 비해 2~4배 증가한다. 문제는 먼지의 양뿐 아니라 수은·납·카드뮴·아연 등 중금속이 들어있어 장기간 노출시 신진대사 및 자율 기능의 활동을 방해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염 등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이종명 교수는 "공기 중의 황사가 기도 점막을 자극하면 정상적인 사람도 기침·가래가 생기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통증이 온다"며 "특히 기관지가 약한 천식환자나 만성 폐질환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미세먼지가 걸러지지 않고 쉽게 폐속으로 들어가 호흡곤란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정책평가연구원(2005년) 발표에 따르면 한해 최대 180만여 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165명이 사망하는 등 유·무형 피해액이 최대 7조3천억여 원에 이른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위협적인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만성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 환자는 황사가 심할 때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실내에 있을 땐 창문을 닫아 황사 유입을 막고,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사용해 공기를 정화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외출할 때는 방진마스크와 소매가 긴 옷을 입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 등을 깨끗이 씻고 목안을 헹궈야한다. 또한 돼지고기·미나리·녹차·미역 등 몸안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디톡스 식품을 먹으면 도움된다.

#꽃가루 알레르기

화창한 봄이 왔건만 회사원 김모(38)씨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김씨는 4월이 되면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괴롭다. 눈이 가렵더니 눈물이 흐르고 벌겋게 되는 결막염까지 생겼다. 김씨는 "하얀 솜처럼 날아다니는 꽃씨 때문에 외출하기조차 두렵다"고 하소연 했다. 김씨처럼 흩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를 해로운 물질로 잘못알고 신체가 과민반응 하는 것. 그래서 꽃가루가 침범하기 쉬운 눈이나 코·기관지·피부에서 주로 일어난다. 우선 기관지 천식의 경우 꽃가루 침입으로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발작성 기침,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숨참 등의 고통을 겪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도 꽃가루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봄철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전체 인구의 10~30%가 호소할 만큼 흔하며 반복적인 재채기, 코와 목안의 가려움, 맑은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되풀이된다. 이들의 반수 이상은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눈물이 많이 나는 알레르기 결막염도 동반한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막기 위해선 바깥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꽃가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나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해 얼굴이나 피부를 최대한 가리고 꽃가루가 달라붙기 쉬운 니트나 털로 된 옷 대신 매끈한 소재의 옷을 입는 게 좋다. 외출 후에도 옷, 신발을 솔로 깨끗이 털고 얼굴과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는 등 꽃가루를 씻어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외출 후 식염수로 콧속을 씻어주면 도움이 된다.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땐 운전할 때나 집에 있을때 되도록 창문을 닫아 꽃가루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목이나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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