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중학교 동기생으로 40년 죽마고우가 국내 굴지의 건설사 CEO 자리에 잇따라 오르면서 문경지역 전체가 잔치 분위기이다. 국내 건설업계 1,2위를 다투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사장이 된 주인공은 서종욱(59) 대우건설 사장(사진 왼쪽)과 김중겸(59) 현대건설 사장. 이들은 문경중 15회 동기동창이다.
서 사장은 지난 2007년 대우건설(주) 사장에 취임해 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김 사장은 지난 달 18일 현대건설(주) 신임 사장에 취임했다. 이들은 대학도 동문이다. 서 사장은 고려대 68학번(경제학과)이고, 김 사장도 같은 대학 69학번(건축공학과)이다.
문경중학교에 다닐 때 이들은 전교 1,2등을 다투는 등 어린 시절부터 '선의의 라이벌' 관계였지만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우정을 나눠 온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사이였다는 게 문경중 동기생들의 이야기다.
서 사장은 문경 호계면 양조장집 아들이었고, 김 사장은 상주 함창읍 정미소집 아들로 1965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 사장은 서울 대광고에, 김 사장은 휘문고에 입학하는 등 중학교 때 뿐만 아니라 고교 생활도 서울서 함께 보냈다.
어릴적 비롯된 선의의 경쟁관계는 이순의 나이까지 이어졌다. 굴지의 건설회사에서 공채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각각 주택영업본부장과 국내영업본부장을 거친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에서 나란히 해외건설 붐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이들은 입지전적인 경영 성과를 보이며 기어이 CEO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닮은 점이 많았다. 특히 다니던 회사가 워크아웃을 당하는 아픔도 함께 겪었다. 대우건설은 2000∼2003년에, 현대건설도 2001∼2006년에 각각 워크아웃을 당했다.
서 사장과 김 사장은 '서로 힘이 되어 주는 친구'라고 말한다. 라이벌 건설회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나, 서 사장은 최근 김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우리나라의 건설사업을 위해 두 회사가 힘을 모아 '윈·윈 전략'을 구사해 보자"고 제의했고, 김 사장도 흔쾌히 수락했다.
문경중 장우전 교장과 15회 동기생들은 "지방의 한 중학교에서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회사 사장을 두 명이나 잇따라 배출한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서 사장과 김 사장이 고향에 기업을 유치하는 등 문경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경·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