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릭,클리닉]건강기능식품의 궁합

등 푸른 생선, 통풍 환자에 금물

건강을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병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 약과 건강기능식품이 서로 '궁합'이 맞지 않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게 좋은 약과 건강기능식품엔 어떤 것이 있을까.

글루코사민은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복원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건강기능식품이다. 그러나 관절염과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는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글루코사민의 주성분이 탄수화물(당분)이어서 먹은 뒤 혈당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루코사민을 만드는 원료인 조개'게'새우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갖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또 여기엔 염분도 소량 함유돼 있어 염분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나 이뇨제를 복용 중인 사람도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글루코사민 제품엔 피의 응고를 방해하는 콘드로이틴도 함께 들어있어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혈액응고 방지약을 먹는 사람은 절대 복용해선 안 된다.

관절염 환자에게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이부프로펜 등도 혈전을 녹여 혈액을 묽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감마리놀렌산(달맞이 종자유)과 오메가3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관 속의 혈전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는 등 혈관을 건강하게 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에게 널리 쓰인다. 그러나 혈액응고 방지약과 감마리놀렌산, 오메가3 지방을 함께 복용하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져 피가 잘 응고되지 않아 작은 충격에도 피멍이 쉽게 들고 위출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청국장을 원료로 하는 청국장환이나 분말도 혈관 속의 혈전을 녹이고 혈압을 낮춰 주는 효과가 있지만 동맥경화로 혈액 응고 방지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같이 먹어서는 안 된다. 혈액 응고 방지약인 와파린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비타민 K가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혈액 응고 방지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가 계란'우유'시금치'동물간 등을 섭취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오메가3 지방은 혈당을 높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을 먹을 때는 아스피린 등과 같이 혈액을 묽게 하는 의약품도 맞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인 누에 가루도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있어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함께 먹으면 지나치게 혈당을 낮춰 자칫 저혈당 상태가 될 위험도 있다. 인삼 또한 인체의 대사기능을 항진시켜 평소보다 열량 소비를 늘리기 때문에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마늘 성분이 들어있는 건강기능식품도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도 변비를 없애주고 대장암을 예방하며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없애주는 기능이 있지만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인슐린 주사를 맞을 때는 먹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또 약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시간과 적어도 2시간 이상의 시차를 두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아니지만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자몽도 약과 함께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자몽은 비타민 C와 라이코펜 등이 풍부해 좋은 식품이지만 플라보노이드란 성분이 약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 약의 일부 또는 전체 성분들의 혈중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부작용이 생기거나 혈중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기대하는 약효를 얻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등어, 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을 원료로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들이나 효모류 건강식품 등은 고퓨린 함유식품으로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통풍 환자에겐 절대 권해선 안 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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