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계에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의 새로운 기록수립도 기대를 걸고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 마라톤은 건각 지영준(28.경찰대)으로 화려하게 부활을 예고했다.
10년 이상 간판으로 활약해 온 이봉주(39.삼성전자)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포스트 이봉주'로 인정될만한 차세대 주자를 발굴하지 못해 애태웠던 육상계는 부활절(12일) 오전에 열린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뜻밖의 영웅을 맞아 환호를 터트렸다.
지영준이 12일 세운 기록은 2시8분30초. 자신의 최고기록을 13초 앞당기며, 한국마라톤의 부활을 선포했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이봉주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세계 중심에 다가섰던 한국 마라톤은 이후 10여년간 그럴듯한 준마를 키우지 못한채 이봉주 혼자 뛰는 형국을 보였고, 속도전으로 치닫는 세계적인 추세에 밀려서 마라톤 변방으로 밀려났다.
지영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지영준의 오늘 기록은 마라톤 한국 최고기록 2시간7분20초(이봉주,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대회)보다 70초 뒤처졌다. 세계 기록과는 4분31초 차가 난다. 하지만 12일 지영준이 세운 2시간8분대 기록은 이봉주가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세운 2시간8분04초 이후 2년 만에 나온 것이다.
아직 지영준이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그 이름처럼 '영원한 준마'였던 지영준이 드디어 껍질을 깨고 한국 마라톤계를 이끌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희망을 쏘았다.
이미 지영준은 지난달 15일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0분41초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썼고 한 달이 채 안 돼 열린 대구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마저 6년 만에 갈아치우는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첫 우승의 월계관을 쓴 지영준의 전략도 뛰어났다. 중반까지 선두그룹을 형성하다 체력이 바닥날 시점인 37㎞ 이후부터 놀라운 스퍼트로 기록을 단축했다. 조만간 한국 마라톤 신기록 수립에 대한 기대도 갖게 만들었다.
경기 막판 전세를 뒤집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 속도전 추세에서 지영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레이스 후반 폭발적인 스퍼트로 마라톤 최강 케냐 철각들을 쉽게 따돌렸다.
전문 마라토너인 지영준은 속도, 유연성, 체력 삼박자를 다 겸비하고 있어서 이봉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손색이 없다. 다시한번 지영준이 뛸,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덩달아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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