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칭찬의 매력

최근에 WBC대회에서 준우승한 국가대표 야구 선수들과 세계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빙상 여왕이 된 김연아 선수는 온 국민의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이렇듯 칭찬의 효과는 큰 업적뿐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가정에서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직장에서는 직원들에게,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칭찬을 해주고 있는가? 큰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작은 일을 해냈을 때 칭찬을 해준 적은 있는가? 사실 우리는 뭘 잘해서 칭찬을 받거나 해주기보다는 뭘 잘못했을 때 질책하거나 받은 적이 더 많은 것 같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칭찬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진나라 사람 예양(豫讓)은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가 자기를 알아주는 지백(智伯)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었다. 지백은 그를 극진히 대접했으며 사람됨을 높이 평가하여 매우 아껴 주었다. 그러던 중 지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예양은 "사나이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인은 자기를 기쁘게 하는 이를 위하여 얼굴을 가꾼다"고 하면서 '지백이야말로 진실하게 나를 알아준 사람이었다. 내 반드시 그의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 그래야 내 혼백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심했다. 자기를 인정해준 사람에게 목숨까지 바치며 충성을 다하는 인간의 행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심리학자 마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고 4단계를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은 욕구라고 했다. 최상위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제외하면 우리가 충족시키고 싶은 가장 큰 욕구다. 이렇듯 인간은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칭찬은 많은 긍정적인 효과, 즉 사람을 성장하게 만들고, 자신감을 갖게 하며, 태도 변화를 일으키고 사기를 진작시킨다.

그런데 우리는 칭찬의 효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아마도 칭찬을 어떻게 하는지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칭찬을 한답시고 모든 일에 칭찬하거나 칭찬 후에 비난하거나, 결점을 칭찬하거나, 속이 들여다보이는 칭찬을 하면 칭찬을 안 한 것보다 못할 수도 있고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칭찬을 할 때는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 솔직하게 하되, 이왕이면 남들이 하지 않는, 상대방도 잘 모르고 있던 부분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장점을 찾아 작은 진전에 반복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더구나 칭찬은 돈이 들지 않으니 가슴을 열고 마음껏 칭찬해보자.

손영화(계명대 심리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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