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지갑 열리고 증시 돈 돈다

'경기 꿈틀론'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아직 역동적인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까지 겨울잠 깼나?

대구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올 들어 매달 수백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지난해 가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가을엔 수십억원의 소폭 증가에 머물렀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었던 2006년 1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대출 수요가 살아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44조7천980억원으로 1월보다 3조3천163억원이 늘어났다. 월 중 증가액으로는 2006년 11월(4조2천억원) 이후 최대치였다.

대구은행 개인여신부 최상수 부부장은 "조금씩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기미가 보인다. 미미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고 했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을 저점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898건이었던 대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올 1월 1천28건, 2월 1천365건으로 늘고 있다.

◆소비도 꿈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된 대구시내 백화점들의 봄 세일행사에서 백화점들은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대구·동아·롯데백화점 모두 이번 봄세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평균 5%가량 늘어난 것.

대구백화점 추교철 이사는 "이 불황기에 5%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는 것은 성적이 좋은 편"이라며 "경기바닥론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소비현장에서도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인다"고 했다.

2월 중 대구경북지역 자동차 판매액도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5.5% 떨어지는데 그치면서 올 1월(-20.3%)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는 모니터링 결과, 지난달에는 2월에 비해 소비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시장은 벌써 달릴 준비?

13일 코스닥지수가 507을 기록, 지난해 8월 21일 이후 8개월 만에 500선을 탈환한 가운데 개인들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돈이 돌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3조4천487억원으로 지난 2006년 1월 4일(3조7천414억원)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참여가 급증, 유가증권시장 개인투자자 매매비중이 4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까지 치솟았다. 13일 유가증권시장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비중은 72.43%를 기록, 지난 2006년 1월 3일 73.05%를 나타낸 이후 최고치였다.

개인투자자들의 대기자금을 반영하는 고객예탁금이 연중 최고를 넘어 사상 최고점 수준까지 급증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한편 하나대투증권은 13일 국내외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세로 돌아서고 내년부터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고용 부진으로 국내외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정책 공조와 재고부담 완화, 잉여유동성의 선순환 효과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우호적인 경제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제는 연간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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