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경북도교육감 선거 기호배정이 후보들의 이름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배정되면서 후보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교육감 선거법에 따라 정당 공천이 원천차단돼 기호배정이 후보성명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배정됐다. 이에 따라 15일 김철, 유진선, 이영우 후보는 도선관위로부터 각각 1, 2, 3번의 기호를 배정받았다.
◆기호와 당락과의 함수관계는?=선거전문가들은 정당공천이 배제될 경우 기호는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와 맞물려 있어 한나라당 후보와 같은 기호 1번을 배정받은 후보는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 여부에 따라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보궐선거 특성상 주민들의 관심도가 낮아 교육감 선거의 기호가 정당의 선거처럼 다수당 위주로 돼 있는 줄 착각할 수 있어 지지율이 높은 정당과 같은 순번을 받은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것.
실제 2007년 말 대통령 선거와 함께 주민 직선제로 치러진 경남·울산·충북·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기호 2번에 배정됐던 4명의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특히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인지도에서 밀렸던 기호 2번 권정호 후보가 당시 교육감이었던 기호 1번 고영진 후보를 3% 이상 누르며 당선, '조상음덕'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이처럼 지지율이 높은 정당과 같은 기호를 받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호 1번을 배정받은 김 후보는 비교적 느긋한 입장인 반면, 유 후보와 이 후보는 다소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각 진영마다 비상=김 후보 측은 "도교육감 선거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만큼 경주 재선거에서 기호 1번 정종복 후보의 선전 여부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은근히 정종복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다. 실제 김 후보는 최근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 선전을 다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호 2번을 배정받은 유 후보 측은 '불만이 있지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 측은 "유 후보자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만큼 기호배정에 따른 불이익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보 개인의 능력과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투표율 높이기와 기호를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3번인 이 후보 측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그래도 중간인 2번(민주당 후보의 기호)보다는 낫다. 더구나 한나라당 지지표가 도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투표참여를 호소하면서 도교육감 선거는 정당추천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초등학교 반장을 뽑을 때도 칠판의 맨 앞에 이름이 올라 있는 후보가 유리하다"며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만큼 추첨 등 다른 공정한 방법을 통한 기호 배정이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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