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서 배웠죠" 3억 쾌척 포항 중소기업인 화제

"2년 전 개인적으로도 매우 힘들었던 시절, 우연히 매일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이웃사랑'을 읽고 익명으로 후원을 했는데 그때부터 어렵던 일들이 술술 풀리며 좋은 일만 있었습니다."

전례없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포항철강공단 4단지 내 재생용금속가공업체인 대신철강의 김도형(사진 오른쪽) 사장이 최근 포항시의 300억원 장학기금 조성사업에 써달라며 3억원을 기탁했다.

김 사장이 내놓은 장학금 3억원은 포항시의 300억원 장학기금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뒤 개인 출연금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 1990년 부인과 맨손으로 어머니의 고향인 포항으로 올라와 단칸 월셋방을 전전하며 고철 납품기사로 밤낮없이 일을 했다. 그러던 중 고철 호황에 힘입어 지난 2000년 대신철강을 설립한 후 지난해에는 연매출액 1천100억원대의 중소기업으로 키웠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 가슴 한쪽에 늘 회한으로 남아 있었다"는 그는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난으로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힘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 사장이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한 데에는 또 다른 사연이 숨어 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 성금 기탁을 통해 "어려울수록 좋은 일을 하면 반드시 더 나은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

거액을 내놓기까지 물론 인간적인 고민도 많았다. 직원들 복리후생과 어렵게 살고 있는 친척을 돕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보람을 선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 사장은 요즈음 성장에 한계가 있는 고철업에서 벗어나 제조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대학에도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더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서로 돌보며 나누고 살아온 게 우리의 미덕 아닙니까…."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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