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비노의 비너스
작가:티치아노(Vecellio Tiziano·1488?~1576)
제작연대:1537∼1538년
재료: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119ⅹ165㎝
소재지:우피치 미술관(이탈리아 피렌체)
베네치아에 전한 플랑드르의 유채화법을 계승, 피렌체파의 조각적인 형태주의에 대해 회화적인 색채주의를 확립해 16세기 베네치아화파의 특성을 완성한 작가 티치아노 베첼리오. 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르네상스 시대 여성의 육체미를 이상적인 경지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제는 물론 고대 신화에서 차용했다. 현실의 여자를 누드로 그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던 당시의 사회 풍조를 피해 가는 방편이었다. 따라서 여인이 비너스를 상징하는 장미꽃을 들고 있을지라도 실제 주인공은 몸치장을 하려고 기다리는 베네치아의 한 귀족 여인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체의 묘사는 작가의 동문이자 친구이며 또한 스승이기도 했던 지오르지오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 포즈는 당대의 베네치아 화가들뿐만 아니라 앵그르·고야·마네에 이르기까지 후대의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이후 미술사에서 침대에 누운 누드의 전형이 된다.
여성의 이상적인 육체미를 추구한 것은 지오르지오네와 같으나, 티치아노는 이 작품에서 신화의 여성이 아닌 보통의 여성을 그린 점과 보다 시적이며 정묘한 분위기를 연출한 데서 그와의 차이점을 만들고 있다. 보석 팔찌를 두른 채 침대 위에 느긋하게 누워 있는 여인은 티치아노의 여성미에 대한 전형적인 기준에 따라 묘사되어 있다.
그 외에도 관객을 바라보는 기울어진 얼굴, 부드럽고 풍만한 육체, 장미꽃 다발을 쥐고 있는 오른손, 허벅지 위에 육감적으로 올려져 있는 왼손, 침대 끝에 엎드려 있는 작은 개, 화면 전체의 분홍색 톤을 만들어 내는 황혼녘의 빛을 향해 열려진 창문 등은 각각 그 부분만으로도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의 의미는 무엇일까? 순수한 육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일까 아니면 부부간의 사랑에 바치는 헌정일까? 아마 둘 다 맞을 것이다. 여신의 육체에서 관능적이고 향락적인 특성이 억제되어 있다는 점과 두 하녀가 혼수를 담은 상자를 살펴보고 있는 장면을 보라. 여기에 결혼의 영원한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은매화와 그리고 충성을 의미하는 작은 개를 덧붙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작가가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권기준(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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