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요정 김연아의 경기에는 관객을 사로잡는 특별함이 있다. 배경 음악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안무와 연기는 김연아만의 큰 매력이다. 2008-2009 그랑프리 시즌에서 선보인 '세헤라자데'나 '죽음의 무도'는 천일야화의 아름다운 무희처럼, 때로는 팜므파탈처럼 관객을 매료시켰다. 드라마틱하고 서정적인 연기도 훌륭했지만 곡 선정도 매우 훌륭했다.
2007-2008시즌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Die Fledermaus) 서곡에 맞춰 경기했다. 훨씬 앳된 모습의 김연아다. 왈츠와 폴카 풍의 흥겨운 이 춤곡은 세헤라자데나 죽음의 무도와는 다른 발랄함이 있다. 무도회장에 첫발을 디딘 들뜬 소녀 같은 이미지다.
영남대 천마아트센터가 28~30일 개관 기념 첫 공연으로 오페라 '박쥐'를 선정한 데는 이 작품만큼 개관 분위기를 축하하는데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현악기가 연주하는 4분의 3박자의 빠르고 밝은 박쥐 서곡은 축제의 막을 여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곡이다. 김정학 천마아트센터 총감독도 "개관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대형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박쥐'는 1874년 빈에서 초연된 요한 슈트라우스의 16개 오페레타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왈츠의 왕인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 중 음악적으로 절정에 달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쥐'는 독일에서 정통 코믹 오페라로 인정받는 3막극이다. 부유한 은행가인 아이젠슈타인 남작과 그의 아내를 중심으로 남작의 투옥 소동과 그의 장난으로 '박쥐 박사'라는 별명이 붙어버린 남작의 친구 팔케 박사의 복수 등을 그린 전형적인 희가극이다. 막이 열리면 팔케 박사가 등장, "내 친구인 남작이 술에 취한 나를 박쥐로 분장시킨 채 공원에 버려두고 가는 바람에 졸지에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이제 빈을 떠나 프랑스로 이사를 가야 하는 신세"라며 복수를 다짐한다. 팔케는 관리 모독죄를 짓고 구류를 살게 된 남작을 꼬드겨 부인에게는 감옥에 가는 것처럼 속이게 하고 파티장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그 사이 남작의 부인은 옛 애인과의 밀회를 즐기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관리들에 의해 옛 애인이 감옥에 잡혀간다. 남작의 부인은 밀회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옛 애인을 아이젠슈타인이라고 속여 보낸다. 파티장에 간 남작은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가면을 쓴 한 여인에게 반해 추파를 던지고 증표로 선물을 건넨다. 아뿔싸, 이 여인은 남편의 바람기를 의심한 자신의 아내. 남작은 뒤늦게 자신의 이름으로 감옥에 간 남자를 통해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화를 내지만, 아내의 반격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공연 시간은 오후 7시 30분. 전석 초대 공연. 053)810-1525, 6.
한편 천마아트센터는 영남대 개교 60주년을 기념한 중·대형 공연장으로 1천899석의 그랜드 홀과 510석의 중극장을 갖추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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