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사마다 봄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이번 봄 개편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기침체의 영향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고수주의 어려움으로 방송사의 경영 위기가 오랜 장수프로그램 폐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그런가 하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MBC 신경민 아나운서가 이번 봄개편을 계기로 MBC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하기로 결정, 정치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정치압력인가, 아닌가
이번 봄 개편의 가장 큰 관심사는 MBC 신경민 아나운서 교체 및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의 교체 여부였다. 이를 두고 MBC 노조는 강력 반발했고, 라디오 PD들이 제작거부 및 연차 투쟁에 들어가기도 했다. MBC는 최종적으로 김미화는 교체하지 않고 신경민 아나운서는 교체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경민 아나운서는 마지막 클로징 멘트에서 "지난 일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민주와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라면서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 하겠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MBC의 이런 결정을 두고 MBC 기자들을 비롯해 대내외적으로 반발이 크다. MBC측은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굿바이 장수 프로그램
KBS는 이번 개편에서 26년간 장수한 '가족 오락관'과 10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수프로그램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폐지하기로 했다. 14년차 아침드라마 'TV소설'도 막을 내린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잔잔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프로그램들을 KBS가 하차시키는 것은 불황 여파로 인해 광고가 붙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6년간 '가족 오락관'을 진행해온 허참도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 방송계도 불황 여파는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MBC는 오전 7시대 라디오 '굿모닝 FM 김성주입니다'도 자사 아나운서 오상진으로 교체하며 오후 4시대 이소라, 밤 시간대 라디오 진행자 알렉스를 하차시키기로 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시장 악화로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연예인 등 외부 진행자를 내부 직원으로 교체하기로 한 것.
SBS는 27일로 예정된 프로그램 봄 개편을 통해 아침토크쇼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진행자 두 명을 모두 내부 아나운서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은아는 1999년 초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토박이였지만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교체가 결정됐다.
이런 움직임은 방송사의 경영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의 주요 진행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아나운서 등 내부 인력으로 진행자가 교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 프리랜서 선언 전직 아나운서, 케이블로
이번 방송가 봄 개편이 내부 직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이 한파를 겪고 있다. 지상파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프리랜서 선언 전직 아나운서들이 대거 케이블로 둥지를 옮긴 것. 김성주는 MBC 예능 프로그램 '명랑히어로'의 폐지에 이어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FM'에서도 반년만에 하차하게 됐다. 대신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발탁됐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SBS '결정! 맛대맛' 등에서 하차한 강수정은 MBC 에브리원 '퍼펙트 브라이드'로 자리를 옮겼다. KBS 간판아나운서로 활약하던 박지윤 역시 Mnet '와이드 연예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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