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칠성동꽃도매시장

사시사철 화사한 꽃을 볼 수 있는 칠성꽃도매시장은 답답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곳이다. 교동네거리를 지나 칠성지하도에 들어서면 공기부터 다르다. 향긋한 꽃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칠성지하도에 접해 있는 칠성꽃도매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꽃시장으로 1982년 문을 연 이래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칠성꽃도매시장은 크게 절화(뿌리를 제거한 생화)를 판매하는 곳과 화분형태로 꽃, 관엽식물 등을 판매하는 곳으로 나뉘어진다. 절화를 판매하는 1천평(3천300㎡) 규모의 매장에 들어서면 장미와 국화·금어초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가득하다.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한때 30개 꽃판매점이 있었지만 일부가 동인동과 대구역 인근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17개 판매점이 영업을 하고있다. 이 곳에서 판매되는 꽃은 서울 또는 김해·부산에서 온다. 지금은 경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김해·부산 경매장에서 꽃을 공급받고 있다.

생화 판매는 계절과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졸업시즌이 일년 중 가장 바쁘다. 반면 여름은 비수기다. 각종 행사가 몰려 있는 5월도 대목 중 하나다. 5월로 접어들기 전 4월 말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생물이기 때문에 미리 갖다 놓을 수 없어 5월에 비해 꽃이 절반정도 밖에 꽂혀있지 않다. 5월이 되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꽃이 가득하다고 한다.

김정백(45) 번영회 총무는 "경기가 나쁜 탓에 꽃을 구매하는 오는 손님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래서 꽃 도매로는 가게운영이 되지 않아 축하·근조화환 뿐 아니라 꽃바구니·꽃다발판매 등 소매업도 하고 있다. 칠성꽃도매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싼 값에 산지에서 금방 올라온 싱싱한 생화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팔품을 발아 이 곳을 방문하면 평균 20~30% 이상 저렴하게 꽃을 살 수 있다. 직접 방문한 손님에게는 도매가격으로 꽃을 판매한다. 철로변 따라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꽃가게 운영하는 김혜경씨

"꽃은 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줍니다. 선물받을 사람이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면 꽃파는 일이 보람있게 느껴집니다." 칠성꽃도매시장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김혜경(54·여)씨는 꽃 전문가다. 1995년 수성구 두산동에서 꽃집을 하다 1999년 도매시장으로 옮겨왔다. 꽃가게 주인이 되기 전에는 오랫동안 꽃꽃이를 하며 지도자로도 활동했다. 지난해까지 가게운영과 꽃꽃이 일을 겸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직원을 둘 형편이 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꽃꽃이 활동을 접었다.

그녀는 꽃을 좋아했지만 꽃가게를 열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편 사업이 제대로 돌아 갔더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1천만원으로 시작한 일이 꽃집이었습니다. 꽃은 만지는 사람의 성격을 순화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 주는 마력을 갖고 있습니다. 늘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으니 꽃집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김씨는 꽃집은 단순히 꽃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화환·꽃다발 등을 만드는 과정은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합니다. 정성이 듬뿍 담긴 작품을 생산해 내는 곳이 꽃집입니다. 생물을 취급하다 보니 꽃집 운영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큰 이윤도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참 매력적입니다." 이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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