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기록에 의하면 그리스인의 평균 수명은 19세였다고 한다. 19세기가 돼서야 유럽인의 평균 수명이 겨우 26세가 됐다. 평균 수명이 1년 연장되는 데 무려 300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100여년 만에 사람의 수명이 50년이나 늘어났고,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도 80세를 바라보게 됐다. 이렇게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 데는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몸무게에 비해 뇌가 상대적으로 클수록 수명이 길어진다는 재미있는 학설도 있지만 동물 중 포유류는 대부분 성숙기간의 6배를 생존할 수 있으므로 사람은 성숙 나이인 20세의 6배인 120세가 최대수명이라고 보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최근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개발되는 속도로 봐서는 학자들이 기대하는 수명인 120세까지 무병장수하는 시대가 금세기에 실현되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황소거북의 수명(200년)을 추월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도 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원에서 생활하거나 실험실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의 수명은 야생의 동종 동물들보다 훨씬 길다. 사람에 의해 관리된 인도코끼리는 70년, 나그네까마귀 69년, 타조 50년, 닭 30년, 말 46년, 소 30년, 고양이 28년, 호랑이 26년 3개월, 잉어 47년을 생존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야생의 경우는 대개 생식력이 없어질 무렵부터 쇠퇴해 질병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사육되는 동물들보다 훨씬 빨리 죽는다.
독일의 생리학자 M. 루브너 박사는 각 동물이 일생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량의 경우 단위 몸무게당 일정하기 때문에 저칼로리의 음식을 공급하면서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을 적절하게 투여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실험을 통해 증명한 적이 있다. 사람을 위해 개발된 의약품이 동물의 건강과 수명까지도 도와주는 고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의 수명도 기관마다 차이가 크다. 수명이 짧은 대표적인 세포에는 공장상피세포(空腸上皮細胞)와 적혈구가 있는데 각각 2.5일, 108~135일이다. 수명이 긴 세포인 신경섬유(뉴런)세포와 근세포의 경우에는 개인의 수명과 같은 경우도 있다.
의약품에는 이러한 생체 세포들이 건강하게 활동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양제와 그 세포들이 질병에 저항력을 가져 특정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예방의약품, 인체(세포)가 질병에 걸렸을 때 정상 기능으로 회복시켜 주는 치료제 의약품이 있다. 의약품을 남용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기피해 질병을 치료하는 시기를 놓치거나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큰 병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사는 지혜이다.
이호준기자 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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