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크루세타가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 호투, 첫 승을 거두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취약점인 선발 투수진에도 푸른 신호가 켜졌다. 삼성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크루세타의 역투와 채태인의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발판 삼아 4대1로 승리했다.
시즌 초반 삼성은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구위가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권혁, 오승환이 제 모습을 찾은 덕에 필승 계투조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타선의 활약도 쏠쏠하다. '젊은 피' 김상수, 우동균, 채태인 등이 잘 해내고 있는 데다 부상을 딛고 박한이가 복귀했고 이달 안으로 거포 자질을 갖춘 최형우가 돌아오면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문제는 윤성환(3승·평균자책점 2.29) 외에는 안심하기 어려운 선발 투수진. 배영수는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는 10일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5월 초 복귀가 예상되는 상태다. 필승 계투조가 건재한 덕분에 안지만과 차우찬이 불펜에서 전업,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미래는 기대되지만 아직 선발로서 합격점을 주긴 이르다.
불안한 선발진 때문에 고민 중인 삼성으로서는 이날 크루세타의 투구가 큰 힘이 됐다. 그동안 크루세타는 3경기에 나서 들쭉날쭉한 제구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1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3이닝 5피안타 8실점(5자책점)으로 초반에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6이닝 동안 볼넷을 1개만 내준 채 4피안타 1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아내 역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삼성 전력 분석팀이 꼽은 크루세타의 성공 조건은 변화구 제구와 자신감을 갖는 것. 1회말 제구가 흔들리며 1실점한 크루세타는 이후 달라졌다. 경기 초반과 달리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점차 원하는 곳에 꽂히게 되자 시속 149㎞에 이르는 빠른 공도 더욱 잘 먹혔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첫 승을 거둬 한국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더 큰 소득.
크루세타가 호투를 이어가자 LG 선발 심수창에 막혀 5회까지 2안타에 그친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6회말 김상수의 몸에 맞는 볼과 LG 3루수 정성훈의 실책, 양준혁의 볼넷으로 잡은 1사 만루의 기회에서 채태인이 2타점 우전 안타를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수비에서 두 차례 우중간으로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걷어낸 박한이, 박진만이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4대1로 앞선 삼성은 7회말부터 권혁, 정현욱, 오승환을 차례로 등판시켜 LG의 반격을 봉쇄했다. 오승환은 주무기인 '돌 직구'와 변화구로 세 타자를 범타 처리, 시즌 5세이브째를 챙겼다.
한편 SK의 박재홍은 이날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250번째 도루를 성공,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통산 1천499경기만에 '250홈런-25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박재홍은 전날까지 277홈런, 249도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3일 야구 전적
삼성 000 004 000 - 4
L G 100 000 000 - 1
▷삼성 투수=크루세타(1승) 권혁(7회) 정현욱(8회) 오승환(9회·5세이브) ▷LG 투수=심수창(2패) 류택현(6회) 이재영(6회) 오상민(8회) 최성민(9회)
SK 8-2 롯데(문학)
한화 7-6 히어로즈(목동)
두산 3-0 KIA(광주)
■24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 - KIA 윤석민(대구)
한화 유원상 - 두산 김선우(잠실)
롯데 이용훈 - LG 이범준(사직)
히어로즈 이현승 - SK 김광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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