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우리 요구도 들어달라"는 개성공단 기업들

요즘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이다. 21일 북한이 '특혜 재검토'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기업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남북 양측에 "우리의 요구도 들어달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안정적 기업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계약 조건을 더 악화시키는 북한의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경영 의지를 꺾는 행위라는 것이다.

입주기업들은 올 들어 여러 차례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통행 차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도 언제 또다시 북 당국이 트집을 잡아 조업에 차질이 빚어질지 모르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봐도 기업 활동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 북한 당국이 인건비를 올려라, 당장 토지 사용료를 내라는 것은 실정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이런 요구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고 난 후에나 할 소리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오늘 입주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과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임금 인상 등 업체의 입장을 청취해 북한과의 후속 접촉 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협의회도 어저께 회의를 갖고 요구사항을 정리했다고 한다. 통행'통신'통관 등 3通(통)의 보장과 인력 확충 등 5가지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5% 이상의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무엇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한 데는 북한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물 흐르듯 해야 하는 기업 활동을 인위적으로 막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와 물류비용 때문에 개성공단을 선택했는데 그 장점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개성공단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대로 기업 운영을 못 할 바에야 차라리 생산라인을 국내나 중국으로 돌리겠다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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