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난 후 부쩍 살이 찐 남편의 모습은 예전 연애시절의 그 모습에서 조금 멀어져 있었다. 누구는 말랐던 남편이 살이 쪄서 시댁에서 칭찬을 들었다는데 원래 체중이 좀 나갔던 남편은 결혼을 하면서 무려 20kg이나 살이 더 쪄 얼굴의 볼 살은 욕심 많은 아저씨 같고 뱃살은 7~8개월 임신부의 배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거의 만삭에 가까운 배를 갖고 있다. 오죽하면 딸이 "아빠는 돼지 같아. 돼지 아빠!" 하면서 부를까.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딸은 "돼지 아빠!"하고 불렀고 그날 따라 기분이 나빴는지 남편은 "내년에는 꼭 살 뺄거야" 라고 말하면서 2009년 새해를 맞이했고 다이어트 계획도 실천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며칠을 못 넘기면서 남편이 하는 말 "설날에는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잘 먹어주는 것이 예의가 아니냐" 면서 설날 지나면 꼭 다이어트에 돌입할거라고 했다.
근데 벌써 4월이 되었고 5월이 다가 오려고 해도 남편은 다이어트의 '다'자도 꺼내지 않고 있다. 퇴근할 때는 시장에서 사온 야식이 거의 매일 손에 들려 있었고, 아이들이랑 같이 그것을 먹는 즐거움에 빠진다.
오늘도 만두며, 떡볶이, 순대, 튀김을 아이들이랑 같이 앉아서 먹는 남편의 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처럼 보인다. 이런 남편에게 살 빼라는 말을 한다면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것일 것 같다.
그러나 비만은 성인병을 야기시키므로 스스로 다이어트의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 결혼 전에 찍었던 제일 멋진 사진을 액자에 걸어 두었고, 말로 유혹을 해본다. 이렇게 "당신 예전에는 윤사마 같더라". 남편은 듣기 좋은지 씩 웃는다. 그래도 싫지 않은 표정인걸 보니 계속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좋은 말들을 남편에게 말한다면 스스로 그 날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유정(대구 달서구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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