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이후 이탈리아 오페라의 최대 최고의 인기 작곡가였다고 할 수 있는 푸치니는 특히 일본을 소재로 한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과 중국을 소재로 한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로 더욱 유명하다. '나비부인' 2막 1장에서 여주인공 초초상이 부르는 아리아 '어떤 개인 날'(Un bel di vedremo)과 '투란도트' 3막에서 남자 주인공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는 우리나라 오페라 팬들이 좋아하는 아리아 상위권에 놓일 것이다.
흔히 푸치니의 3대 오페라 하면 '라보엠'(1896년 초연) '토스카'(1900년 초연) '나비부인'(1904년 초연)이라고들 말한다. 오늘날 '베리즈모'라고 부르는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묘사와 표현으로 보여주는 오페라 스타일의 작품들을 대표작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중국을 소재로 만든 오페라 '투란도트'는 상대적으로 푸치니 최고의 걸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카를로 고치(Carlo Gozzi)의 원작 '투란도트'를 주제페 아다미(Giuseppe Adami)와 레나토 시모니(Renato Simoni)가 3막 5장의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만들어 푸치니가 곡을 붙인 오페라 '투란도트'는 사실 작곡가 푸치니의 사망 당시 미완성의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후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라는 작곡가가 마지막 2개의 장면을 완성해 1926년 4월 25일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이탈리아가 낳은 20세기 초반의 마에스트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초연 첫날 토스카니니는 3막 1장 '류의 죽음' 부분에서 지휘를 중단하고 "이 부분에서 푸치니씨는 작곡을 그만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청중에게 말하면서 음악회를 끝내고, 그 다음날 공연에서 프랑코 알파노에 의해 완성된 오페라의 피날레까지 연주했다는 일화가 전하고 있다. 그만큼 대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작곡가 푸치니에 대해 존경을 표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40여년간 서정적인 오페라에 헌신했던 푸치니는 인생의 마지막 4년동안 오페라 '투란도트'를 쓰기 위한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가장 규모가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많은 수의 합창을 동원하고, 중국의 옛날 음악과 악기에 대해서도 연구했다고 한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예기치 못한 오케스트라의 효과와 불협화음 그리고 이중조성의 사용으로 그때까지의 푸치니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담한 화음적 언어를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의 관습이나 자신의 평생의 작업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시도를 자신의 삶 끝에서 불꽃처럼 태웠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1923년 말경 푸치니의 건강은 매우 쇠약해지고 벨기에 브뤼셀로 요양을 떠났다가 거기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오페라 '투란도트'를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로...'투란도트'의 작품이 훌륭함을 스스로 예측한 푸치니가 "지금까지 써 온 나의 모든 음악은 현재 쓰고 있는 음악과 비교해 장난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음악칼럼니스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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