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업현장, 투자·개업 '봄바람'

#경산의 차부품업체 (주)연일금속. 이 회사는 최근 6억8천여만원을 들여 시설투자를 했다. 자동차부품업계 전반에 일감 부족 현상이 심화, 모두 "죽는다"고 난리지만 이 회사는 거액의 시설투자를 한 것이다.

이 회사는 불경기속에서 일감이 넘치고 있다. 대규모 수주를 통해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날 전망.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기술력이 떨어지고 재무구조가 약한 차부품업계 2, 3차 밴더들이 여러곳 무너지다보니 연일금속처럼 튼튼한 회사로 주문이 몰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설투자를 안할 수가 없는 형편.

이 회사 최정목 이사는 "공정 자동화를 위해 로봇시스템을 도입,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금융위기 여진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7억원 가까운 거액의 시설투자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금융위기가 오히려 업계내 구조조정을 일으키면서 우리 회사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철근가공업체인 경북 영천의 (주)협신철강가공센터. 이 회사도 최근 4억7천여만원을 투자, 공장 설비를 늘렸다. 토목·건축공사 등에 들어가는 철근을 가공하는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60%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한 것. 3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직원을 8명이나 더 뽑을 예정이다.

이 회사 조우철 이사는 "최근 경북도내에 SOC 공사가 많아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정책이 내수경기 진작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큰 규모의 시설 투자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허덕대던 산업현장에 미미하지만 생기가 돌아오고 있다. 시설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가 올해 1/4분기의 시설자금 신청기업들을 집계해본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 이상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가 시설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보증서 발급을 통해 제공한 시설자금은 모두 63건(469억원). 지난해 같은 시기 55건(443억원)과 비교하면 14.5%나 증가했다. 올해 1/4분기 지역의 시설자금 투자는 경기가 나쁘지 않았던 2007년 1/4분기(61건)보다 오히려 많다.

박창일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장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기업들의 시설 투자 열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외화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는 기업까지 나타날 정도로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엿보인다"고 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신설법인 숫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타난 지난해 하반기 내내 증가세가 미미했지만 올들어서는 본격적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과 7월 각각 346곳, 332곳의 신설법인이 나왔던 대구경북지역은 8월부터 신설법인 숫자가 200대로 내려앉았다. 8월엔 234곳, 9월엔 233곳, 10월 256곳, 11월 234곳, 12월 259곳이었던 신설법인 숫자가 1월 271곳으로 치고 오르더니 2월엔 300대를 돌파, 317곳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또다시 증가, 335곳이었다.

대구경북지역 신설법인은 경기가 좋았던 2007년 월평균 305곳(지난해는 291곳)이었는데 올해 1/4분기 평균은 307곳으로 집계돼 '경기가 바닥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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