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은 전국 5개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다시 선출하는 '미니 선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행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또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이상득 의원, 이재오 전 의원 등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에서도 무소속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손학규 전 대표의 향후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민노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진영의 속사정도 만만치는 않다.
투표일을 하루 앞둔 28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 지도부는 인천 부평을에 총집결했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일정 외에는 하루 종일 부평을 지원에 나섰다. 박 대표로서는 경주를 굳히고 부평을을 건질 경우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울산북 성적표는 정몽준 최고위원의 정치적 위상과 직결된다. 울산이 정치적 고향인 정 최고위원이 총력 지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가 낙선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승리할 경우 그의 역할 또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에 무관심으로 일관한 박근혜 전 대표는 다소 비껴 서있다. 선거 기간 내내 몸을 낮춘 이상득 의원 역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다.
민주당의 사정은 한나라당에 비해 더욱 복잡하다. 정동영 전 장관의 공천 배제를 주도한 정세균 대표는 패배할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공세와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물론 부평을과 전주 완산갑 등 2곳에서 승리할 경우 정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정 전 장관은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에 복당하지 못하고 당분간 '정치 낭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무소속 연대로 연결된 신건 전 국정원장까지 당선될 경우 정 전 장관의 정치적 위상은 달라진다.
정 전 장관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등장한 손학규 전 대표는 이기든 지든 적잖은 실리를 챙긴 계산표를 이미 받아놓고 있다. 자연스레 정치 일선에 복귀한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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