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남교의 일본어 源流 산책] 대가야의 야마가사(山笠)

우리 고대사의 미스테리의 한 부분은 고대 가야에 관한 부분인데, 그 중에서도 가야의 종주국이던 대가야의 실체는 아주 중요한 관심 분야이다.

낙동강 상류의 고령지방에 가야족이 건립한 대가야, 즉 미오야마국을 중심으로 한 고대 가야인들은 일본 규슈지방으로 건너가 그 세력을 넓히고, 오랜 기간 후에 기내(지금의 오사카 지역)에 진출하면서 미오야마국을 중심으로 한 가야 부족들이 연합하여 세운 나라가 '야마토국'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야마'(邪馬)국이 중심 土台(토대)가 되어서 만들어졌다 해서 '邪馬台'(야마대)라고 쓰고 야마토라고 불렀다.

이는 고대 한국어가 '토대'의 '대'를 '토'로도 혼용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로 '야마'라는 지명은 지금도 일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규슈 북부지역에 많이 산재하고 있다.

후쿠오카시에 가면 '야마가사'(山笠)라는 마츠리(축제)가 있는데, 이 축제의 최고 볼거리는 모든 남자들이 훈도시만 차고 커다란 수레를 끌고 좋아하며 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마가사 축제 때가 되면 일본 전국의 여성들이 모두 다 후쿠오카로 모여든다고 한다.

'야마가사'의 어원은 '야마가자'로 고대의 조국인 '야마국으로 가자'라는 고대어가 변형된 말이다.

'야마가사' 축제 깃발에는 '千里万里來渡海'(천리만리내도해)라는 문구도 있는데, 이는 '천리만리의 먼 현해탄 바다를 건너 왔다'는 뜻으로, 이곳 일본까지 온 가야인들의 고향 그리는 모습을 잘 표현한 문구다.

그러나 정작 후쿠오카시의 '야마가사의 기원'을 보면, 1241년 후쿠오카 承天寺(승천사)의 개조인 聖一(성일)국사가 전염병이 유행하자, 가마를 타고 다니며 감로수를 뿌려 유행병을 없앴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축제는 승천사에서 주관해야 하는데, 실제는 구시다(櫛田)신사가 주관을 하고있다.

축제가 시작되는 7월 1일에 신을 모셔 들이는 '고가미이레'(ご神入れ)라든지 마지막 날의 봉납식 일체를 구시다 신사의 신주들이 거행한다.

사실 이 구시다 신사의 제신의 이름은 '스사노오노미코토'(素盞鳴主命)로, '소노노가미'(園神) 즉 '신라 신'이다.

원래 '구시다' 신사 이름 자체도 '굿집'이란 말로, '무당이 살던 집'을 칭한 말이다. 구시다 신사는 고대부터 내려온 신사로, 누가 뭐래도 야마가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경도에 가면 일본의 3대 마쓰리인 '祈園祭'(기온제)가 있는데, 그 축제의 최고 절정은 수레를 끌고 달리는 '야마보코준코'라는 행렬이다.

이 축제는 원래 '야마보고지고' 즉, '야마보고싶고'로 '야마가 그립다'는 뜻으로, 한자어는 나중에 붙여진 것이다. 여기의 '야마'도 역시 멀리 낙동강 중류에 두고 온 고향 '미오야마국'의 준말이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축제어로 표현했던 것이다.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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