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이 보인다] 펀드로 실망, 펀드에 희망

올 들어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이른바 '대박' 펀드들이 속속 등장했다. 지난 1분기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테마형 펀드의 강세가 돋보였다.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을 보면 1천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들은 없는 반면 IT와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중'소형주 펀드가 그 자리를 독식했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인 모 회사의 IT 펀드는 올해 들어 70%에 가까운 대박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비중을 10% 내외로 낮춘 대신 정책 수혜주와 우량 부품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채워넣었던 게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소형주 펀드 역시 저평가된 중소형 기계주와 게임주, 환율 수혜를 기대한 IT주의 비중을 높이는 등 단기 매매 전략으로 금융위기 전 수익률을 거의 만회했다. 펀드 전문가들은 1분기에 테마주와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다면 2분기 이후부터는 점차 대형주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면서 대형주 중심의 성장형 펀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상품의 펀드매니저들은 "그동안 중'소형주와 IT가 기업실적 기대감으로 많이 상승했다"면서 "기대감이 가격에 이미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대형주가 많이 들어가 있는 성장형 펀드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는 견해들을 내놓으면서 기존의 펀드 운용 전략들을 점검하고 수정해 나가는 일에 착수한 상황이다.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대박 펀드들이 2분기 이후에도 이 같은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심이다.

그렇다면 해외펀드는 올 1분기에 어떠했을까? "중국 시장이 올라서 이제 원금의 70%는 회복했는데…" "재작년 가입해 포기하고 있던 인사이트 펀드도 -40%대로 올라왔다는데…." 이렇게 그동안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며 거들떠보기도 싫었던 해외펀드들의 수익률이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다. 수익률이 살아나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적립식 펀드라면 상대적인 지수대가 여전히 낮은 만큼 매수 단가를 낮추는 차원에서 꾸준히 납입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라면 수익률이 반등한 시점을 이용해 포트폴리오(투자펀드군)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너무 많은 상품으로 보통 펀드를 가입할 때 포트폴리오(분산 투자)에 대한 내용을 까맣게 잊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해외펀드에서 중국 A주펀드나 H주펀드, 또는 친디아 등과 같이 특정 국가에 중복해 가입했다면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A주나 H주가 주가 상승 시점이나 폭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에 연동해 움직이는 만큼 펀드는 다르지만 사실상 '몰빵' 투자이다. 또한 원자재 펀드와 브라질'러시아 펀드에 함께 가입하는 것도 위험관리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브라질이나 러시아 증시는 원자재 가격 동향과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분산 투자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해외펀드 중에서는 중국과 원자재 펀드에 대한 추천이 많은 편이다.

중국 본토의 경우 에너지 업종 비중이 크고 중국 내 경기부양책에 따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어 가입 시기를 분산해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 봄직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밖에 경제 여건이 뒷받침하고 있는 브라질이나 원자재 가격 회복과 더불어 반등세를 타고 있는 러시아도 유망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바닥에서 조금 올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원자재 펀드 비중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꼭짓점에서 시작해 무서운 추락을 이미 경험했다. 하지만 이는 다시 바닥에서 시작해 꼭짓점을 향해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엇에 투자하는지보다 어떻게 투자할지를 명심하자. 즉 투자는 What 보다 How 이다!

053)746-2211.

노경우(위드VIP자산관리(주) 컨설팅본부장)

▩ 드림타겟 주식형펀드=대표적인 대형주 펀드상품이다. 장기투자 시 일반성장형 펀드보다 총 수수료가 절감되는 선취형 펀드로 업종대표주 중심의 장기투자펀드로 'Bottom-up' 방식을 운용의 기본전략으로 하면서 'Top-down' 방식을 병행, 중장기적인 시장의 흐름에 투자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저평가 종목군에 투자, 초과수익추구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펀드수익률은 각각 3개월 31.89%, 6개월 57.15%, 1년 -18.5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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